이재명 "민생에 필요한 법안은 날치기해줘야"
윤석열 "세금 걷어서 다시 줄 바엔 안 걷는 게 낫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 사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편성된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여야 대선 유력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의견이 엇갈렸다. 이 지사는 소위 '날치기'를 동원해서라도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강행해야 한다며 강하게 주장한 반면, 윤 전 총장은 "현금 복지는 지급 대상을 특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선별 지급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15일 TBS 시사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자리에서 '홍남기 부총리가 반대하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사항을 처리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민생에 관한 것은 과감하게 날치기해줘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 여당은 재난지원금의 '전국민 보편 지급'을 당론으로 확정, 이에 따른 추경 확대 편성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소득 하위 80%에만 지급하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의회는 (추경) 총액이 증액되지 않으면 기획재정부 동의 없이 결정할 수 있다"며 "결정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80석 얘기 자주 하지 않나. 아주 논쟁이 심한 차별금지법, 이런 것은 날치기를 하면 안 되지만 정말로 필요한 민생에 관한 법안은 과감하게 날치기해줘야 한다"며 "국민에게 필요하고, 국민이 맡긴 일 하는데 반대한다고 안 하면 그게 직무유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지사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야당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날치기 하라'는 표현은 충격적"이라며 "의회민주주의를 묵살하고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또한 "'바지 내릴까요'의 이재명 후보가 충격적 발언을 했다"며 "원래의 이재명, 위험하고 뻔뻔하고 과격한 본성으로 돌아왔다. 날치기를 대놓고 주장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어떤 비정상적인 일을 벌일지 알 수 없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야권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가운데 윤 전 총장 또한 재난지원금 논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날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세금을) 걷어서 (다시) 나눠줄 거면 일반적으로 안 걷는 게 제일 좋다"며 "현금복지는 보편적으로 하기보다는 정책 목표를 세워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급 대상을 특정해 집중 지원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아닌 선별 지급안을 옹호한 셈이다.
이를 두고 여당에서는 '국정 운영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다'며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김진욱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윤 전 총장이 조세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한 재난지원금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중학생도 세금을 왜 걷는지는 아는데 이런 기본 상식을 모르는 야권 대선 후보라니 믿을 수가 없다"며 "공부를 하긴 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정치권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여야 합의를 전제로 기존 지급 방안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결정해 오면 정부로서는 (지급안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왜 재정당국이 이렇게 고민했는지, 국민이 원하는 것은 모두 똑같이 나눠달라는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두텁게 지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