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바위처럼 강한 연대의 힘”…1500차 맞은 수요시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992년 1월 8일 시작해 1500차 맞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방역지침 따라 1인시위로 진행…공동주관인 1565명

“사죄하기 전까진 수요시위를 계속해야 한다” 피해자 발언도



헤럴드경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500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1인 시위로 진행되고 있다.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위, 세계에서 가장 슬픈 시위, 세계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시위가 1500차가 됐습니다.”, “우리는 1500번을 이어온 바위처럼 강한 연대의 힘으로 이 자리를 지킬 것입니다.”

14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5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1992년 1월 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활동가들과 회원단체 여성 십여명이 모인 시위를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된 시위가 이날로 1500차를 맞았다.

이날 집회는 방역수칙에 따라 1인 시위로 진행돼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비롯한 연대 발언자들이 한명씩 차례로 나와 발언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피해생존자들이 다른 피해생존자들을 만나고, 할머니들과 청소년들이 만나며 전쟁 없는 세상을 향한 의지를 공유했다”며 “100차, 1000차를 지나 1500차가 되는 동안 수요시위는 명실상부 공감의 장, 소통의 장, 연대의 장, 평화의 장, 미래세대 교육의 장이 됐다”고 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1500번의 외침을 무시하고 불법 강점과 전쟁범죄의 책임을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성노예제를 중대한 반인도적, 반인권적 범죄로 인정하고 법적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피해자들의 명예가 회복되고 인권이 보장될 것”이라고도 했다.

현장 참가가 불가능했으나 공동주관인으로 세계 각국 시민 1565명이 나섰다. 일반 참가자들은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수요 시위를 지켜봤다. 기념 퍼포먼스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연대 발언 등은 모두 사전 촬영된 영상으로 대체됐다.

이옥선 할머니는 영상에서 “일본이 사죄하면 수요시위도 필요 없다”며 “사죄하기 전까진 수요시위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요시위에 참석해주신 여러분 정말로 감사드리고 고맙다”며 “일본과 원수 되지는 않겠다. 교류해서 우리 학생들이 이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연대 발언자로 나선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역사와 인권과 평화와 정의를 실현하는 현장이 됐다”고 했다.

세계 각지에서 일본군 ‘위안부’ 관련 활동을 하는 재외활동가 그룹 함께맞는비의 구보경 대표도 “진정한 사죄를 받는 그날까지 일본의 흉악한 인권유린 범죄와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는 작금의 행위를 세상에 널리 널리 알릴 것”이라며 더 이상 희생자 바라지 않기를 바라시던 할머니 유지 받들어 평화의 수호자가 되겠다”고 했다.

헤럴드경제

14일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된 일본군성노예 문제해결을 위한 1500차 수요시위 현장에서 한 시민이 반대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희량 수습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유튜버, 1인 시위자들이 모이면서 한때 집회가 중단되기도 했다. 일부 유튜버들은 확성기를 들고 “헌법재판소에서 (집회를) 하지 말랬는데 왜 해”라며 고성을 지르거나 일본 가요를 틀기도 했다. 현장에 경찰 40여명이 모여 “1인 시위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바란다”는 안내했다.

발언자들도 이들을 겨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역사부정세력은 온갖 거짓과 왜곡을 일삼으며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과 문제해결 운동을 공격하고 있다”며 “정의로운 시민들이 평화에 대한 의지를 차곡차곡 쌓아올릴 때, 혐오와 차별의 언어로 수요시위를 중단하라고 겁박하고 있다”고 했다.

김영환 실장도 “혐오표현을 일삼는 저들의 말보다 우리들의 역사적인 발걸음이 더 강한 무기가 돼 마침내 돌아가신 할머니 한 분 한 분의 정의와 인권이 실현되는 그날까지 세계 모든 분들과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연은 1500차 수요시위를 맞이해 진행한 에세이 공모전의 당선작 3개를 현장에서 발표하고 이외 작품들은 추후 자료집으로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29년간 이어져 온 수요시위 현장 사진과 성명서 등 기록을 모아둔 아카이브를 재정비해 공개했다.

addressh@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