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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최재형 측 '국민의힘 입당' 무게…윤석열 '중원'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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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2일) 사실상 대선도전을 선언했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대선 가도에 속도를 붙였습니다. 대변인 격인 상황실장에 국민의힘 김영우 전 의원을 영입했는데요. 오늘은 측근 발로 국민의힘 입당을 시사하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관련 내용을 조익신 멘토의 톡 쏘는 정치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최재형/전 감사원장 (어제) : 소외되고 어렵고 힘든 분들에게도 따뜻한 빛이 비칠 수 있는 그런 나라, 그런 길을 향해서 뚜벅뚜벅 걸어 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빛이 되겠다며, 사실상 대선 도전을 선언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스스로 발광체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죠.

[최재형/전 감사원장 (어제) : 저를 윤석열 전 총장의 대안이다 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사실은 있어요. 그러나 저는 저 자체로 평가받고 싶고…]

확실히 윤 전 총장과는 다른 길을 걷기로 한 듯합니다. 자신의 대변인 격이죠. 상황실장에 국민의힘 김영우 전 의원을 영입했습니다. 국민의힘과 확실한 연결고리를 만든 셈인데요. 입당 문제, 빠른 시간 안에 결론을 내릴 걸로 보입니다.

[김영우/전 국민의힘 의원 (최재형 캠프 상황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국민의힘이라는 그런 경험을 많이 갖춘 조직에 이분이 빨리 합류를 하시지 않겠느냐, 라는 예상 나옵니다. 어떻습니까?) 네. 지금 이제 검토를 하고 있고요.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고 또 최재형 전 원장 스타일상 성격상 한번 결정이 되면은 단호하게 결정을 내릴 분입니다. 현재의 어떤 대의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의 요체는 사실은 정당 정치입니다. 정당 정치가 아니고서는 대의민주주의를 하기가 어렵죠.]

김 전 의원은 최 전 원장을 '원석'에 비유했는데요. 윤 전 총장에게 지지도는 물론, 인지도도 크게 떨어지죠? 국민의힘에 들어가, 원석을 갈고 닦겠다는 복안인 겁니다. 최 전 원장도 나름의 각오를 밝혔습니다. "부전승을 바라거나 꽃가마를 탈 생각은 없다"고 말입니다. 사실, 꽃가마를 탈 상황도 아닙니다. 국민의힘 내에도 터줏대감 후보들이 버티고 있죠?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8일 / 화면출처: 유튜브 'TV홍카콜라') : 대선 후보도 정치 초년생이 나오고 경험 없는 사람이 나와서 국민적 신뢰를 받을 수가 있겠나…]

[유승민/전 국민의힘 의원 (지난 9일) : 정치라는 게 굉장히 힘든 건데 그런 뜻을 밝히시는 거니까 저는 본인의 결심이 아니겠냐 생각하고…]

꽃가마인 줄 알고 탔다가, 엉뚱한 곳에 내릴 수도 있는 노릇입니다.

[신경민/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종대의 뉴스업' / 지난달 28일) : 꽃가마가 바로 화장장으로 가는 경우도 있어요.]

[장진영/변호사 (CBS '김종대의 뉴스업' / 지난달 28일) : 상여가 될 수도 있어요.]

최 전 원장,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정치를 시작한 이상 '어떤 검증'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미담제조기'로도 불리죠. 특히 도덕성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자신이 있는 듯합니다. 이 역시 윤 전 총장과는 결이 다른 모습입니다. 윤 전 총장은 '어떤 검증'을 받아야 하느냐를 놓고, 여전히 정치권에서 논란이죠?

[허은아/국민의힘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실체도 없는 쥴리라든가, 혜경궁 김씨라든가, 또 이 지사와 관계가 있다고 하는 김부선 씨 등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는 것은 사실은 국민이 바라보기에도 좀 민망한 것 같다, 라는 생각 때문에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고요.]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밥상 정치만큼 중요한 게 침실 정치일 텐데요. 강력한 검증은 필연적이라고 봅니다. 지금 현재 대통령 후보의 부인은 당선될 경우, 영부인입니다.]

야권에선 이런 해법까지 나왔습니다.

[이언주/전 국민의힘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차라리 '나는 내 아내가 쥴리었든 아니든 변함없이 사랑합니다'라고 오히려 당당하게 말씀을 하실 때 훨씬 더 많은 지지를 받으실 거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죠.]

그런데 이 쥴리 문제. 여권에서도 대놓고 공격하진 않는데, 굳이 먼저 이야기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꿩 잡는 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도 일단 선을 그었죠?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프라이버시를 검증하자는 게 아니고요. 오히려 장모 구속에서 보듯이 공범들에 비해서는 핵심 공범인데 불입건이 됐어요. 수사 압력 여부가 중요한 것이고요. 또 재산 형성 과정을 묻는 것이고요. 그리고 또 그런 학위 취득 문제 이런 것들도 거기에 있었던 불법 여부, 학사 업무 방해 여부, 이런 것들이 본질인 것이죠.]

프라이버시까지는 건들지 말자는 겁니다. 그것 말고도 검증할 게 많다는 건데요. 정청래 의원도 결은 비슷합니다. 다만, 좀 더 독한맛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윤석열은 '탈원전'보다 '탈처가'가 더 시급하고, 부인은 '쥴리'보다 '유지'가 더 큰 문제다"라고 말입니다. 여권의 검증 공세 속에도 윤 전 총장은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죠. 대신, "윤석열이 듣습니다" 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어제는 자영업자들을 만났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노량진에도 가보니까 생선구이 하시는 분이 인건비 때문에 겨우 먹고산다고…]

인건비 문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한 겁니다. 그런데 역시나, 대안이나 해법은 없었습니다. 윤 전 총장의 이른바 '반문 정치'. 정치권에선 이런 쓴소리가 나왔습니다.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중원은 포기한 사람처럼 보여져요. 그게 꽤 실망스럽더라고요. 그렇게 그런 길로 갈 줄 알았더니. 그동안에 정치 선언도 보면은 통합이라는 얘기는 없고 저는 분노만 표출된 게 아니냐?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지금은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이 필요한 시점인데, 분노만 부추긴다는 겁니다. 그것도 보수 쪽을 향해서만 말입니다. 보수로 기울었다는 지적. 윤 전 총장의 지지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정치 행보를 본격화 한 이후 보수층에선 지지세가 커졌지만, 중도와 진보층에선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윤 전 총장도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최근 동양대 진중권 전 교수를 만나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출마 선언문을 읽어봤는데 이게 미래지향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옛날 보수의 냄새가 난다 그랬더니 본인(윤석열 전 총장)이 내가 써놓고 나중에 읽어보니까 나도 좀 그런 것 같다, 라고 얘기를 좀 했고요. 그거 선을 긋는데 약간 애를 좀 먹는 것 같더라고요.]

진 전 교수는 윤 전 총장이, 바깥에서 중도층을 결집하기 위해 국민의힘 입당을 미룰 것 같다고 밝혔는데요. 메시지는 '옛날 보수식'인데, 입당을 미룬다고 중도층 결집이 될 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더욱이, 세상을 피의자와 범죄 중심으로 바라보는 '전지적 검찰 시점'까지 가진 상황에서 말입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모든 사안을 수사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또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예컨대 안희정 사건 같은 경우에도 우리 사회의 성관념이 바뀌었다. 옛날 같으면 우리 기소도 못했다. 왜냐하면 옛날의 기준이라는 게 항거불능 상태여야만 우리가 기소할 수 있었는데 성관념이 바뀌어서 그렇게 됐다라든지.]

중도적인 생각이 과연 가능할까요. 검사의 눈엔 유죄 아니면 무죄로 보일 수 있겠죠? 여와 야, 진보와 보수를 떠나 정치세력 교체를 주장하는 분도 있습니다. 오는 19일 '대한민국 금기 깨기'라는 책을 출간할 예정이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입니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여야가 바뀐다고 해서 우리 사회에 근본적인 문제나 또는 경제의 근본적 문제가 해결될까에 대해서 그렇게 봐서 좀 회의적입니다. 정치세력의 교체, 또는 의사결정 세력의 교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판 자체가 완전히 바뀌어야죠.]

유쾌한 반란을 꿈꾸는 김 전 부총리. 문득,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유명한 발언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노회찬/정의당 의원 (KBS '심야토론' / 2004년 3월) : 50년 동안 같은 판에서 계속 삼겹살 구워 먹으면 고기가 새까매집니다. 판을 갈 때가 왔습니다.]

김 전 부총리는 여야, 양쪽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죠. 그런데 정작 본인은 여야 진영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입장인 겁니다. 이른바 제3지대에 무게를 둔 모습인데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입장도, 윤 전 총장이나 최 전 원장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현 정부에서 대권주자를 키웠다 이런 말들에 대해선 저는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는 부총리 때 최저임금 인상을 포함한 경제정책 문제에 대해서 제가 아주 소신껏 얘기를 했고 청와대와 치열한 논쟁도 벌였습니다만 정치를 목적으로 대립각을 세운 적은 없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죠. 이른바 능력주의에 대해선, 성숙한 사회를 위한 해법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능력주의만으론, 청년들에게 취업할 기회, 장사할 기회 그리고 사랑할 기회를 줄 수 없다는 겁니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실력주의가 나름대로 공정하다고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거꾸로 뒤집으면은 실력주의라고 하는 외피를 쓴 세습 주의도 많아요. 부와 재산을 대물림함으로써 세습이 이뤄졌는데 이제는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를 통해서 세습이 이뤄지는 사회가 됐거든요.]

최재형(순응), 윤석열(저항) 그리고 김동연(반란). 3인3색의 길을 걷기 시작한 '0선' 대선주자들. 각자의 방식대로 기존 정치권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요. 이 세 사람이 모두 대선을 완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누가 국민들의 마음을 얻게 될까요.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이렇게 정리합니다. '적자생존(適者生存)'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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