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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청소 노동자의 죽음과 관련해 갑질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서울대 학생처장이 "역겹다"는 표현을 포함해 '피해자 코스프레를 그만하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논란이 또다른 논란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구민교 서울대 학생처장(행정대학원 교수)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 6월26일 서울대 생활관에서 일하시다 돌아가신 이모 선생님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빈다"며 "59세의 젊은 나이셨는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저도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와 한마디 하겠다"며 "어떤 분들께는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지금 일방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 최소한의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게 역겹다"며 서울대가 직무에 불필요한 시험을 치르게 하는 등 노동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악독한 특정 관리자' 얘기는 모두 사실과 멀다"고 반박했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구 교수는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과 관련,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실관계나 전후 사정과 관계없이 노조가 만든 갑질 프레임의 도가 지나치다고 판단해 개인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면서도 "역겹다는 표현은 과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역겹다는 대상은 청소 노동자분들이 아니라 이재명 지사께서 사망 노동자 언급한 기사를 보고 정치권에서 (이 사안을) 그렇게 유통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대 청소 노동자 사망 관련 기사를 공유하면서 "(고인이) 삐뚤삐뚤 쓰신 답안지 사진을 보며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온다"고 적었다.
서울대 갑질 논란은 교내 청소노동자 이모씨(59)가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빚어졌다. 이씨는 정원 196명인 기숙사 건물 관리를 홀로 맡았으면서 평소 동료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업무량과 상사의 부당한 지시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과 노조는 지난달 새로 부임한 안전관리팀장이 미화 업무와 관련 없는 영어·한자 시험을 보게 한 뒤 점수를 공연히 언급해 모욕감을 느끼게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는 이와 관련, 청소노동자들이 근무하는 장소 특성상 유학생들이 많아 적절한 응대를 위한 교육이었다고 해명했다. 서울대는 학내에서 직장 내 갑질로 인한 인권 침해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총장 직권으로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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