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선 경선준비위원회 첫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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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대륙영토 명시한 대만에도 통일부 없고 북한도 통일부 없다고 이야기하니 이상한 반론들이 하루종일 쏟아진다"고 밝혔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일부 폐지론을 비난한 여권 인사들의 기사를 캡처해 올리면서다.
이 대표는 "젠더감수성이 없다느니,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의혹을 덮으려고 한다느니, 공부하라느니, 통일을 위해 뭘했냐느니, 서독의 사례는 왜 빼냐느니, 이 중에 어느 것이 '실질적으로 역할과 실적이 모호한 통일부가 부처로 존재할 필요는 없다'에 대한 반론인가"라며 "이거야 말로 봉숭아학당 아닌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작은정부론'은 그 자체로 가벼운 정책이 아니다"라며 "반박하려면 '큰 정부론'이라도 들고 오거나 국민에게 '우리는 공공영역이 커지기를 바란다'라는 입장이라도 들고 오시라"고 밝혔다.
통일부 폐지 논란은 지난 9일 이 대표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여가부 폐지에 찬성 입장을 밝히다가 "큰 틀에서 보면 여가부 폐지만 다룰 게 아니라 보수쪽 진영은 원래 작은 정부론을 다룬다"며 통일부 폐지를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 이후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설전을 이어가면서 "이 장관이 '필요한 부처'라고 생각하신다면 '필요한 부처'에서 장관이 제대로 일을 안 하고 있는 거고 장관 바꿔야 된다"라며 "농담이지만 심지어 통일부는 유튜브 채널도 재미없는데 장관이 직원에게 꽃 주는 영상 편집할 돈 이거 다 국민의 세금"이라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 "통일부를 폐지하라는 부족한 역사의식과 사회인식에 대한 과시를 멈추시길 바란다"며 "3.8 여성의 날에 통일부 여성들과 꽃을 나눈 것이 재미없다는 건지 무의미하다는건지, 여전히 이 대표의 젠더감수성은 이상하다"고 반박했다.
김진욱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통일부는 통일에 대한 우리의 의지이며 통일을 준비하고 앞당기기 위한 토대"라며 "일부 폐지 주장의 바탕에 깔린 통일에 대한 의지 박약은 더욱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강병원 최고위원 역시 "'통일부 있다고 통일이 오냐'는 이 대표의 용감한 무지, 당내 다른 의원이 '국방부 있다고 국방이 되냐', '경찰 있다고 치안이 되냐'고 말하면 이 대표는 뭐라고 하겠느냐"며 "다른 것은 몰라도 박근혜씨의 '해경 해체' 정신이 국민의힘 모토라는 사실, 이준석의 정치는 분열과 포퓰리즘이 원동력이란 사실만은 확실히 인증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와 같은 당인 국민의힘에서도 통일부 무용론에 대해 반대 의견이 나왔다. 국민의힘 중진인 권영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쓸데없이 반통일세력의 오명을 뒤집어쓸 필요 없다"며 "통일부는 존치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명박 정부 초기 일부 인사가 통일부 업무를 '인수분해' 해보니 각 부처에 다 나눠줄 수 있고 따라서 통일부 폐지가 마땅하다고 말해서 경악했는데 다시 통일부 무용론이 나오니 당혹스럽다"며 "이 정부 통일부가 한심한 일만 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없애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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