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7일(현지시간)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발 5층 뷔뉘엘 홀에서 열린 본인의 랑데부 아베크(Rendez-vous, Avec)에서 사회자와 관객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1.07.0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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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봉준호 감독이 자신의 영화 '마더'를 본 어머니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렸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7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진행중인 제74회 칸 국제영화제(칸 영화제)의 랑데부 아베크 행사에서 어린 시절 TV를 통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을 비롯해 프랑수아 트뤼포,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를 봤다면서 "극장에 가기는 어려웠다, 어머니가 극장에 가는 걸 싫어하셨다, 극장에 세균이 많다고"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어 그는 "어머니가 굉장히 앞을 내다보는 분이었다"는 진행자의 말에 "청결 강박이 있으셨다"고 답하며 또 한 번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가족들은 (당신의 영화 속에 나오는) 권위적인 캐릭터와 거리가 먼가"라는 질문에 "거리가 멀다, 아버지도 유머러스한 분이셨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마더'라는 영화가 있다, 그 영화를 보고 어머니가 기분이 안 좋으셨다, 그 영화가 개봉한지 12년이 지났는데, 시사회 때 영화를 보셨는데 12년간 그 영화에 대해 한 마디도 안 하셨다, 서로간에 딱히 터부인 것도 아닌데 (말을 안 하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자신이 극장에서 본 첫번째 영화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제목도 모르고 감독도, 연도도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초등학교 가기 전에 어머니 손에 이끌려 극장에 갔다, 이상한 동물 다큐멘터리였다, 다른 건 기억이 안 나고 알코올 성분이 들어있는 과일이 있다, 원숭이들이 그 과인을 먹고 술에 취해서 나무에서 툭툭 떨어졌던 기억만 난다"고 회상했다.
봉 감독은 어린 시절 누나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러 갔고, 3시간 반의 러닝타임이 끝난 후 바깥이 어두워진 것을 보는 게 충격이었다며 "극장에서 다른 세계로 빠져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게 충격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 봉준호 감독은 이 자리에서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스트리밍도 영화를 보는 되게 좋은 방법이고 우리가 영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라서 좋은 거라고 본다"면서도 "우리가 극장 안에 있지만 극장의 위력을 당할 수 없다, 파워풀한 사운드, 화면의 크기도 있지만 집단으로 본다 하는 것도 있지만 제일 강력한 지점은 보는 사람이 멈추거나 이탈할 수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트리밍은)중간에 멈출 수 있고 보거나 딴짓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극장 안에서는 이미 2시간의 리듬이 존재하고 그게 약속이 돼 있고, 그걸 존중하면서 본다"며 "감독이 만든 리듬과 시간의 덩어리를을 존중하고 본다, 만든 사람 입장에서 극장은 소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올해 여섯 명의 감독, 배우들과 함께 그들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랑데부 아베크' 행사 참석을 위해 칸 영화제를 방문했다. 이 행사에는 봉준호 감독 외에도 조디 포스터, 맷 데이먼, 이자벨 위페르, 스티브 매퀸, 마르코 벨로치오 등이 참석했다. 앞서 봉 감독은 지난 6일(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칸 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개막을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칸영화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공식 초청작 발표로 대신했다. 이에 올해 2년여 만에 칸에서 다시 열리게 됐다. 제74회 칸 영화제는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7일까지 12일간 열린다. 우리나라 영화는 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지 못했지만, 한재림 감독의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이 비경쟁 부문, 홍상수 감독의 '당신 얼굴 앞에서'가 올해 신설된 칸 프리미어 섹션에 초청을 받았다. 또한 시네파운데이션(La Sélection de la Cinéfondation)에 윤대원 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의 '매미'가 수상작으로서 상영을 진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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