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자체가 작위적…보편·선별 기준 명확하지 않아 혼란 가중" 지적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1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당정협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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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세종), 장세희 기자] 당정이 맞벌이 부부에 한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범위를 ‘소득하위 84%’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외벌이 가구 보다 소득이 많아 지원금 지급 여부를 둘러싸고 형평성 논란이 일자, 앞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통해 발표한 소득하위 80% 대비 조건을 완화한 것이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기준선을 비껴가는 데 따른 반발이 꼬리에 꼬리를 물 것으로 예상돼, 주먹구구식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7일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당정은 2차 추경안을 통해 가구소득 하위 80%까지 1인당 25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재난지원금의 지급 기준을 맞벌이 부부에 한해 83~84%까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정 관계자는 "기존에 발표된 것(소득하위 80%) 보다 기준선을 높게 잡는 방식으로 접근할 것"면서 "3~4%포인트를 얹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당정은 형평성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꺼냈지만 오히려 부정적 여론에 불을 지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당장 부모와 함께 사는 성인 자녀의 소득 문제도 맞벌이 부부 지원금 지급과 맞물려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급조하는 식의 당정안에 대해 "80%를 84%로 바꾸더라도 기준 자체가 작위적이라 (여론에)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기준선 언저리에 있는 맞벌이 부부는 반발할 것이고, 청년들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보편·선별의 기준을 명확히 하지 못하니 이런 혼란이 생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재난지원금 지급안이 당정 협의에 따라 또 다시 수정될 경우 보건복지부가 해당 가구의 건강보험료의 소득 수준 등을 파악하고, 정확한 기준 금액을 산정·공개하게 된다. 이밖에 정부는 거주지가 다른 부부에 대해서는 생계분리를 인정하고 작년 5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와 마찬가지로 각각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선별할 필요가 없어 그나마 행정적 부담이 적었던 5월 지급 때에도 행정 비용만 379억원이 쓰였던 점을 감안하면, 불필요하고 과도한 예산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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