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배럴당 76.33달러 거래 종료…근 3년來 최고치
'고용 파이터' 연준, 못 본 척하기 어려울 듯
'배럴당 100달러' 예상에…백악관 "해결책 찾으라"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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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이번 유가 급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대한 긴박감을 증폭시킬 것이다. 자칫 주식 등 민감한 자산을 끌어내리는 광범위한 리스크 오프(Risk off·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5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미국 금융시장 분석업체 데일리FX의 일야 스피박 전략가가 내린 분석이다. 이날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6% 오른 76.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8년 10월3일 배럴당 76.40달러를 기록한 이후 거의 3년 만에 최고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 회동이 파행된 데 따른 후폭풍이다.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일이어서 파장은 더 컸다.
대표적 원자재로 꼽히는 유가 급등은 가뜩이나 커지는 인플레이션 공포를 더 키울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글로벌 경제 회복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일각에선 이번 유가 급등이 연준이 잠재웠던 인플레 우려를 되살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그간 연준은 최근의 원자재 가격 급등세를 두고 “일시적”이라며 코로나19 충격 후 나타난 기저효과로 치부했다. 그 대신 더딘 고용시장 회복세를 부각하며 조기 긴축에 선을 그어왔다. 실제로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란 두 가지 책무를 가진 연준은 최근 들어 ‘인플레 파이터’란 낡은 옷을 벗고 ‘고용 파이터’란 새 옷을 입은 지 오래다.
그러나 스피박 전략가의 언급대로 유가 급등이 지속할 경우 연준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백악관이 당장 OPEC+를 향해 “해결책을 찾으라”고 목소리를 높인 배경이다.
무엇보다 ‘감산 완화’를 내건 OPEC의 리더격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아랍에미리트(UAE)가 다음 회동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헤어지는 등 ‘강(强) 대(對) 강(强)’ 충돌을 보인 점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월가 일각에선 배럴당 100달러대로 치솟았던 2014년 당시와 유사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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