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담당, 5세기말∼6세기초 건축 추정
가로세로 4.4m·목재 정밀가공, 바닥·벽면 나뭇잎 처리
[옥천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1천500년 전 만들어진 터라 목재가 햇빛에 노출되면 말라 부스러질 상황인데,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가 보존 처리를 담당하기로 했다.
6일 옥천군과 한국선사문화원에 따르면 이 목곽고는 정밀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청성면의 이성산성 안에서 발굴됐다.
목곽고 일부분이 확인된 때는 작년 5월이다.
벽면 바깥쪽 조사를 통해 가로·세로 각각 4.4m, 높이 1.5m 규모의 창고라는 점이 확인됐다.
창고를 이루는 벽면의 판재 100여 개는 모두 정밀하게 가공된 상태인데, 전국에서 발굴된 20여기의 목곽고 중 이런 사례는 처음이라고 한다.
가속질량분석기(AMS) 연대측정 결과 이 목곽고는 5세기 말∼6세기 초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넓적한 나뭇잎이 창고 바닥에 깔려 있고 벽면에도 붙어 있다. 이런 기법으로 만들어진 창고도 이 목곽고가 유일하다.
선사문화원은 이 나뭇잎이 어떤 수종인지 임업 전문기관에 의뢰하기로 했다.
이 목곽고는 작년 5월 일부가 노출되면서 발굴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목재가 햇빛에 노출될 경우 말라 부스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선사문화원은 발굴을 늦춰왔다.
목재를 증류수를 담은 수조에 담가 놓은 후 10년가량 보존처리를 해야 하는데 사업비만 10억∼15억원가량 소요된다.
국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옥천군에 다행히 원군이 등장했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가 보존처리를 담당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선사문화원은 장마가 끝나는 오는 9월 중순께 목곽고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궂은날이 반복되지 않는다면 10월 중순에는 목곽고 전체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이 목곽고가 출토된 이성산성은 둘레 1천140m, 내부면적 5만9천160㎡로, 신라시대 축조된 굴산성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국사기에는 '소지마립간 8년(486년)에 삼년산성(충북 보은군 소재·사적 제235호)과 굴산성을 개축'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목곽고 안에서는 잔 받침이 이단으로 돼 있고 구멍이 뚫려 있는 신라시대 유물인 이단투창고배(二段透窓高杯)도 발굴됐다.
옥천군은 청성면의 신라시대 때 지명이 굴산현이었고 이 시대 유물이 출토됐다는 점에서 이성산성이 굴산성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 목곽고는 고대 목조 건축사 관점에서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닐 뿐만 아니라 이성산성이 굴산성이라는 점을 입증할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옥천군은 이성산성의 문화재적 가치가 확인되는 대로 국가지정문화재 신청을 할 계획이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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