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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너무 늘었다"···금융당국 "속도조절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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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머니투데이

카드사 대표 대출 상품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이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이 급증한 상황에서 부실의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는 고금리 카드론 단속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여신금융협회를 통해 카드론 이용액과 잔액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카드사들에 전달했다. 일부 카드사들은 금감원으로부터 직접 카드론 이용 증가와 리스크에 대한 관리에 대한 당부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면담을 거친 카드사들은 위험고객군에 대한 카드론 한도를 축소하는 등의 내부 조치를 취했다.

이는 카드론 잔액 증가세에 따른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지난 1분기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3조1787억원으로 지난해 말(32조464억원)보다 1조1323억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말과 비교해서는 10% 가까이 잔액이 늘었다. 아직 통계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4월과 5월 역시 '코인(가상자산) 열풍' 등의 영향으로 카드론 이용액과 잔액이 적지 않게 늘어난 것으로 금융당국과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또 다른 카드사 대출 상품인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잔액은 지난 1분기말 기준으로 전년대비 9%가량 감소했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합친 카드사 대출 증가율은 5%가 되지 않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 안팎으로 조절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그동안 카드론 증가에 대해 특별한 제재를 가하지 않았던 이유기도 하다. 더욱이 5월말 기준 전업카드사들의 신용판매 포함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등 총 채권연체율(대환대출제외)은 평균 1.42% 수준으로 안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론 이용이 두 자리수 가까이 증가하는 것을 방치만 할 수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상황인식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비경제활동 인구일 가능성이 높은 20대와 60대 이상의 카드론 이용이 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주목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와 60대 이상의 카드론 이용 증가율은 각각 18.4%와 16.6%로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30대 카드론 이용 증가율이 1%대인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경기회복이 양극화되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 대기업이나 고소득 직군이 경기 침체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 소상공인들의 여건은 오히려 악화되는 현상이 강해졌다. 무엇보다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바로 카드론 등 카드사 대출 주요고객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최종적으로 경기회복 수혜를 받지 못하게 되면 고금리인 카드대출 이자가 부담이 될 수 있고, 연체율 급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틀어막고 있는 이자 유예정책 종료와 금리 인상 시기까지 겹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일이 터질 수 있다"며 "심각해지기 전에 관심을 가지고 관리를 해 나갈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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