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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中 비트코인 단속에도 채굴업자들은 "호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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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터키 앙카라의 한 비트코인 채굴업체에서 한 직원이 채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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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4일 오후 3시 25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3만5201달러로 24시간 전보다 3.94% 올랐다. 전날 3만 3000달러대에 머무르던 가격은 이날 오후부터 급등하더니 4일 3만 5000달러를 넘겼다.

중국의 채굴 단속이라는 악재가 오히려 호재일 수 있다는시장의 기대가 반영되면서다. 당국의 강력한 단속으로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비트코인 채굴이 여의치 않게 됐지만, 이 덕분에 다른 지역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의 수익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발 단속 이후 비트코인의 자체 알고리즘이 조정되면서 비트코인 채굴이 상대적으로 쉬워졌다. 미국 CNBC 방송은 3일(현지시간) 오전부터 (비트코인 채굴) 알고리즘 조정이 적용되기 시작했다면서 현재 활동을 하는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은 이전보다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中 업자 급감으로 채굴 난이도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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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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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채굴을 통해 생성된다. 채굴은 컴퓨터를 통해 복잡한 연산을 풀어내는 것을 말한다.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은 연산을 풀어내면 블록 하나를 완성하고 새 비트코인이 생성된다. 이 과정이 매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채굴업자들이 수백 대의 컴퓨터를 동원해 채굴에 나서는 이유다.

그런데 채굴의 난이도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비트코인의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얼마나 많은 채굴자가 네트워크에서 경쟁하는지에 따라 오르거나 내려가도록 설계돼 있다. 채굴 경쟁자가 많아 채굴 능력이 높아지면 난이도를 높이고, 경쟁자가 적어지면 낮춘다. 비트코인 공급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CNBC에 따르면 이런 조정은 2주 간격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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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지난 2016년 중국 쓰촨성 아바저우의 한 비트코인 채굴 공장에서 한 직원이 채굴 작업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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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악재가 호재가 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은 비트코인 채굴의 본산이다.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65~75%가 중국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강력한 단속에 들어가면서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량은 급감했다. 대린 페인스틴 블록캡앤드코어사이언티픽 설립자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사상 최초로 네트워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특정 지역(중국)에서 채굴이 완전히 중단됐다”고 말했다. CNBC는 “중국이 규제를 강화하면서 5월 이후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업자의 컴퓨팅(채굴) 능력 총합인 ‘해시율(hashrate)’이 50%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난이도 28% 급락, 채굴업자 35% 수익 증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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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아이슬란드 케플라비크에서 운영 중인 중국 비트코인 채굴업체 비트메인의 채굴장의 모습.[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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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트코인 코드는 자체 난이도 조정을 했다. CNBC는 “3일 알고리즘에 따라 (채굴 난이도가) 자동으로 재조정돼 비트코인 채굴이 이전보다 약 28% 쉬워졌다”며 “이 정도의 완화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블록완성 시간은 기존 14~19분이던 것이 10분으로 당기게 됐다”고 전했다.

채굴이 쉬워졌다는 건 중국발 악재에도 비트코인 채굴시장에 남아있는 이들에게 이전보다 더 큰 수익이 돌아가게 됨을 뜻한다. 케빈 장 그린리지제너레이션 전 최고채굴책임자(CMO)는 “최신 버전의 채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전기료가 불변이라고 가정하면 알고리즘 조정으로 하루 수익이 22달러였던 것이 29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비트코인 채굴 서비스 제공업체인 콤파스의 휘트 기브스 최고경영자(CEO)도 “채굴자들이 이전보다 약 35% 더 많은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물론 채굴 난이도가 현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건 아니다. 중국이 비트코인 규제 정책을 언제든 뒤집을 가능성이 있고, 중국에서 활동을 접은 채굴업자들이 미국 등 다른 곳에서 활동을 늘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CNBC는 “해시율 감소 현상이 오래 지속할 수는 없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당분간 정책을 유지하고, 중국에서 폐쇄된 채굴 장비들이 미국 등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데 6~15개월이 걸릴 거라는 걸 감안하면 이 기간 동안은 채굴이 쉬운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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