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경선 패널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철회된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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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경선 흥행을 위해 마련한 ‘김경율 카드’가 대선 주자들의 반발로 무산되며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공동단장 강훈식)은 1일 국민면접 면접관(전문가 패널)으로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를 확정했다가 대선주자들이 반발하자 2시간 만에 유인태 전 민주당 의원(전 국회 사무총장)으로 변경했다.
당초 이소영 경선기획단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4일로 예정된 예비경선 국민면접 프로그램 면접관에 김 공동대표와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 김소연 뉴닉 대표 등 3명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민주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청취하고 국민들 질문을 날카롭게 전달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섭외했다”며 강조했다. 국민면접은 면접관 3명이 1명의 대선 주자를 놓고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경선기획단이 흥행 카드로 내걸었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를 가졌다.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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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을 받은 건 ‘조국 흑서’라 불리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동저자인 김 공동대표를 섭외한 것이었다. 김 공동대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전엔 진보 인사로 분류됐지만 ‘조국 사태’ 이후 비판세로 돌아섰다. 이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과 함께 문재인 정부 비판의 선봉에 섰다.
그러자 여권 대선주자들의 반발이 쏟아졌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경선기획단의 브리핑 1시간30분 후 페이스북에 “저는 김경율 씨가 심사하는 경선 행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보이콧’을 시사했다. 그는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거짓까지 동원해 공격했던 김경율 회계사를 국민 면접 면접관으로 참여시킨다니 진정 민주당의 결정인지 믿기 어렵다”며 “김경율 씨가 주장한 ‘조국 펀드’는 대법원 판결로 무죄가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의원이 1일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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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일 올린 글.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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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이날 트위터에 두 차례에 걸쳐 글을 올리며 가세했다. 그는 “당 지도부는 무슨 이유로 이렇게 가혹하게 ‘조국의 시간’을 연장하려는 건가”라며 “민주당 대선후보로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 지도부의 인식에 심각한 문제 인식을 느낀다”며 “즉시 지도부와 (대선 경선) 후보들이 만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강성 지지층은 민주당 당원게시판에서 “김경율을 섭외한다고 흥행이 될 거라고 생각한 것부터가 착각”이라거나 “경선기획단 위원들과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사퇴하라”고 격렬하게 반응했다.
당내 반발에 결국 강훈식 공동단장은 발표 2시간여 만에 문자 브리핑을 통해 “여러 분야 전문가를 섭외하는 과정이었고 최종확정이 안 된 상태에서 먼저 발표됐다”며 “최종 확정된 패널은 김소연 대표, 김해영 전 의원, 당의 원로이자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유 전 의원”이라고 수정했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가 1일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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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송영길 지도부가 쇄신론과 흥행을 내걸고 경선 띄우기에 나섰지만 강성 당원과 주자들의 반발에 뒷걸음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친문 재선 의원은 “경선기획단이 주자들의 일정도 고려하지 않고 내몬 측면이 있어 불만이 적지 않았는데 면접관 일로 불만을 키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향후 지도부의 경선 관리가 쉽지 않을 것”(한 당직자)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 공동대표는 민주당의 수정 브리핑 직후 페이스북에 “민주당 뭥미(뭐냐)?”라고 적었다. ‘조국흑서’ 공동저자인 권경애 변호사도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흥행의 기회를 발로 찼다”고 반응했다.
이와관련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공동대표 섭외에 대한) 기사를 보고 상당히 괜찮은 아이템이다.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당원 입장에서 후보를 확인하는 게 중요한데, 더 중요한 건 국민의 시각, 그 중에서도 비판적 시각을 가진 국민의 눈으로 검증하는 게 당과 후보를 위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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