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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코로나 환자 연일 폭증…백신·의료진·산소통 모두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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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중 1명꼴 확진·쿠데타 후 5개월에 6배 늘어…쿠데타 군부는 '뒷짐'

연합뉴스

서부 친주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이의 관을 공동묘지로 옮기는 모습. 2021.6.21
[CHINLAND HERALD DAILY NEWS 제공/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쿠데타 군부의 '뒷짐'과 백신과 의료 인력 및 치료 장비 부족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확진자는 폭증하고 사망자도 계속 늘어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신규확진자는 1천225명이었다.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다.

하루 뒤인 29일에는 1천312명으로 더 많았다.

사망자는 각각 12명과 11명으로 집계됐다.

쿠데타가 일어나기 전 1월12일에는 신규확진자가 200명보다 적었는데 5개월여 만에 6배 이상이 됐다.

더 큰 문제는 확진율(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수)이다.

28일의 경우에는 6천586명을 검사해서 1천22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9%에 육박한다.

검사를 받은 5명 중 1명은 코로나19 확진자인 셈이다.

2월1일 쿠데타 이전에는 코로나19 검체 채취가 하루 평균 1만7천건 정도 진행됐다.

그러나 쿠데타 직후에는 의료진이 대거 시민불복종 운동(CDM)에 참여하면서 검체 채취가 하루 1천500~2천건 수준으로 대폭 떨어졌다.

군정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지난 12일에서야 검체 채취 규모를 3천~7천건 사이로 늘렸다고 이라와디는 보도했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인도와 중국, 방글라데시와 국경을 접한 마을이나, 경제수도 양곤과 에야와디·바고 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다.

특히 군부에 대항하는 주민들의 무장 투쟁이 처음 벌어진 곳 중 하나인 사가잉 지역 칼레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망자에 대한 장례식이 일상이 됐다고 이라와디는 보도했다.

칼레는 코로나19 5월 3차 유행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 및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한 주민은 "이달 들어 사람들이 매일 죽어 나가고 있다. 며칠 전에는 하루에 20명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코로나19 환자"라고 말했다.

지난달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지난 26일 현재 100명 넘는 칼레 주민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이라와디는 보도했다.

또 코로나19 중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의료용 산소통이 부족한 것도 사망자 증가의 원인이다.

지난 27일에도 산소통이 부족해 일부 코로나19 환자들이 사망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군부에 대한 불신과 과도한 치료비 때문에 코로나19 증상이 있어도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머물다 상황이 악화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가 내린 야간 통행금지 조치로 이 시간에 긴급 치료를 받아야 하는 코로나19 환자들이 사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군정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보건부는 이달 1일부터 마스크 1천200만 장을 배포하고, 코로나19 예방 캠페인을 벌였다고 하지만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역부족이다.

여기에다 문민정부 당시 이뤄진 계약이라며 군정이 인도와 계약했던 코비실드 백신 3천만 회분 중 이미 들여온 350만 회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수입을 중지한다고 최근 결정한 것도 악재다.

군부는 국제사회의 비판 가운데서도 자신들을 지지해 주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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