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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이슈 물가와 GDP

기업들, 원자재값 뛰자 판매가격 올렸다…한은 "물가상승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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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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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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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상당수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판매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조업체 10곳 중 8곳 이상이 원자재와 물류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29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를 통해 "최근 원자재가격과 물류비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항만 병목현상 등으로 운송이 지연되는 등 기업의 생산활동 관련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은 15개 지역본부가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465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한 결과다.

국내 제조업체가 주로 사용하는 철강과 석유및석유제품 등 원자재의 계약 가격은 지난해 평균보다 상승했다. 제조업체의 93.2%는 지난해 평균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원자재 계약을 체결했고 83.3%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유가는 코로나19(COVID-19)로 급락을 겪었던 지난해 대비 크게 오른 상황이다. 지난 2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2.91달러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1.14달러(1.5%) 하락했지만 지난해 4월 배럴당 10달러까지 하락했던 것에 비하면 큰 폭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 선물 가격도 배럴당 74.14달러수준이다.

이러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조업체의 53.8%는 '원가 절감', 49.2%는 '판매가격 조정'을 택했다. 제조업체 둘 중 한곳은 판매가격 조정으로 가격을 전가한 것이다. 특히 석유 및 석유제품(64.4%), 철광석 및 철강(57.0%)을 사용하는 업체가 주로 판매가격 조정으로 대응했다. 이처럼 가격 전가로 대응하는 제조업체 중 절반에 가까운 업체(48.2%)가 상품가격 전가율이 20%가 넘는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물가에 대한 상당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더해 국내 업체가 해외거래시 주로 이용하는 운송수단 가격도 오름세다. 2분기 글로벌 해상운임은 상해컨테이너 운임지수 기준으로 2019년 평균 대비 3배 수준으로 올랐으며 항공운임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해운의 비중이 88.3%로 높고 도소매업은 해운과 항공의 비중이 모두 73.3%로 비슷한 수준이다. 항만 병목현상 등으로 인한 운송 지연은 평상시 대비 약 17.4일로운송 관련 리스크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제조업체의 33.3%는 부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조달이 어려운 품목은 전자부품(51.8%), 일반기계(31.3%) 등이다. 전자부품 중에서는 차량용 비메모리 반도체(39.2%)가 가장 조달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부품 수급 정상화 시기에 대해서도 업체의 절반 정도가 내년 이후로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1일 OPEC(석유수출기구)+와 산유국의 장관급 회의가 진행되는데 이번 회의에서 추가적으로 감산량 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만약 OPEC+이 일평균 50 만 배럴 증산을 발표하더라도 유가의 상승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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