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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끊이지 않는 성범죄

공군, 성추행 '최초 신고 전화' 녹취 파일 알고도 확보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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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A중사, 성추행 당일 포함 최소 두 번 김모 중사와 전화통화

20비 군사경찰, 참고인 조사 때 존재 알고도 확보 노력 안 해

A중사 아버지 "최초 신고 때 조치됐으면 이런 일 없었다"

구속기소된 노모 준위와 상사, 일련의 통화 근거로 혐의 부인

노컷뉴스

성추행 피해 뒤 숨진 공군 이모 중사의 부모가 지난 28일 경기 성남의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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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을 수사하던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이 3월 2일 '최초 신고'에 해당하는 통화 녹취파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초동수사 당시 이를 확보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기소된 피해자의 상관 노모 준위와 노모 상사는 두 사람 사이 통화 녹취파일의 내용을 근거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 2일 성추행 직후의 피해자 '최초 신고 전화' 녹취파일은 묻혔다

지난 28일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국방부 조사본부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에 따르면, 숨진 A중사는 성추행 피해 당일인 3월 2일 밤 같은 부대 선임 김모 중사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 사실을 알렸다.

A중사는 부대에 복귀하는 차 안에서 장모 중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은 뒤, 차에서 중간에 내려 김 중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내용은 김 중사의 휴대전화에 녹취파일로 저장됐다.

그런데 군사경찰은 사건 이후 김 중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파일의 존재를 확인하고도 확보하지 않았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군사경찰 수사관이 '녹취 자료를 제출해줄 수 있느냐'고 묻자 김 중사가 '피해자에게 동의를 구하고 제출하겠다'고 답했는데, 그 뒤 추가로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공군은 이번 사건이 정식 신고된 것은 3월 3일 밤이라고 설명해 왔지만, 유족들은 성추행 피해 당일 A중사가 상관에게 전화로 신고했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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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모 중사 분향소에 이 중사의 어머니가 쓴 편지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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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중사의 아버지는 지난 28일 기자회견에서도 "성추행 당일 선임(김 중사)한테 (전화해) 처음 피해 사실을 알렸다"며 "전화를 받았으면 즉각 보고를 해야지, 최초 신고 때 그랬으면(조치됐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이런 식으로 엉터리 수사를 한 군사경찰은 3월 8일 범죄혐의 인지보고서에 성추행 가해자 장 중사에 대해 '불구속' 의견을 기재했다. 17일에 첫 가해자 조사를 하기도 전이었다. 29일 현재 이 보고서를 쓴 수사계장과 지휘를 한 군사경찰대대장 모두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관련해 국방부 전창영 조사본부장(육군준장)도 28일 국방부를 찾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피의자 조사나 증거자료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끝낸 다음에 결정하는 것이 맞는데, 조금 섣부른 결정을 한 것으로 본다"고 보고했다고 신 의원은 전했다.

문제의 녹취파일은 지난 1일 오후 국방부로 사건이 이관된 뒤에야 증거로 확보됐다고 전해졌다.

◇ 두 사람 사이 통화 더 있었다…피의자들, 해당 통화 근거로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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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숨진 채 발견된 공군 여군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모 중사가 지난 2일 저녁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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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성추행이 일어난 3월 2일의 최초 통화 이후에도 A중사와 선임 김 중사는 최소 한 번 더 통화를 했다.

두 사람은 일련의 통화에서 신고를 하면 부대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신고가 접수된 뒤에는 '노 상사의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등 A중사가 노 준위와 노 상사의 눈치를 봤다는 식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도 알려졌다.

노 준위와 노 상사 측은 이러한 내용들을 근거로, '신고를 머뭇거리는 A중사에게 자신들이 오히려 신고를 하라고 독려했다'는 논리로 혐의를 부인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피해자가 이들의 기분 등 '눈치를 봤다'는 내용은 '신고를 하라고 독려했다'는 노 준위와 노 상사의 주장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 신고를 하라고 독려했다면 이들의 기분을 살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지난 12일 구속됐고 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도 이들에 대해 구속기소를 권고했다. 현재는 통화를 한 김 중사도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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