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선에 도전할거냐 여부를 놓고 저울질을 해왔었죠? 최재형 감사원장이 다음주 초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힐 걸로 전해졌는데요. 대선 도전을 사실상 결심한 걸로 보입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최재형, 대선행 결심 다음 주 사퇴"…"김동연, 정치 신주류 필요"
대선 도전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던 최재형 원장. 소문과 억측을 끝낼 때가 됐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최재형/감사원장 (지난 18일) : 최근에 저의 거취 또는 제가 어떤 다른 역할을 해야 되지 않느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많은 소문과 억측이 있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감사원 직원들조차도 그런 거 때문에 조금 난처한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당연하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제 생각을 정리해서…]
다음주 초,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힐 걸로 전해졌습니다. 최 원장의 측근은 "최 원장이 고민 끝에 결심을 했다"고 밝혔는데요. 주말 사이에 정치 참여에 부정적인 아버지도 찾아 뵌다고 합니다. 최 원장의 부친인 최영섭 예비역 해군대령은 "아사리판에 발을 들이지 마라"며 대선 출마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전한 걸로 알려졌죠? 부친에게 본인의 생각을 설명하고, 걱정하시지 않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최 원장은 사퇴와 동시에 대선 도전을 공식화하진 않을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최 원장의 정치 참여를 놓고,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있었죠? 여기에 대선 메시지를 가다듬을 시간도 필요하다, 생각한 듯싶습니다. 그런데, 다음주 초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선언도 예정돼 있죠? 벌써부터 미묘한 경쟁이 시작된 게 아닌가 합니다. 최 원장의 대선 도전을 놓고, 여러가지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경기고 동문이죠?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범생이라 안된다"는 친구들의 말을 전했습니다.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아는 사람들은 아유, 그건 정치에 안 맞는 사람이라고들 보던데. (그건 무슨 얘기예요?) 사람이 이렇게 보면 소위 그렇게 범생이는 그렇게 꼭 정치에 맞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워낙 범생이로 살아온 친구였던 모양이고. 개인 의견이 아니라 거길 잘 아는 친구들이 그런 얘기들을 하더라고요. 걔는 너무 범생이라 안 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임기를 채웠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감사원장직에 임기제를 둔 이유를 생각해보라는 겁니다.
[이철희/청와대 정무수석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국회의원 때 법사위 활동을 했는데 그때 본 최재형 원장에 대한 좋은 인상이 있어서 우리 사회에 큰 어른으로 남으면 좋겠다. 임기를 채우지 않는 이유가 정치적 어떤 행위를 위해서 예컨대 출마를 위해서 그렇게 한다 그러면 책임소재를 떠나서 조직에는 저는 마이너스 효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최 원장의 과거 일화를 소개하며 날을 세웠는데요.
[김의겸/열린민주당 의원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열린공감TV') : 문재인 정부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서 한번도 협조한 적이 없습니다. 협조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매사에 브레이크를 걸었어요. 브레이크를 걸었고 그러면 우리 정부 사람이니까 예를 들면 임종석 실장이나 이런 분들이 가서 뭔가 좀 협조도 부탁드리고 할려고 해도 워낙 스스로 담을 쌓고. 담을 쌓고. 하는 걸 보면서 처음부터 문재인 정부와 대통령에 대해서 반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구나.]
그런데 이게 칭찬인지 비판인지 조금 헛갈립니다. 감사원장이라는 자리.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죠? 어찌보면 브레이크를 거는 게 본연의 임무입니다. 문제의 본질은 최 원장의 대선 도전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최문순/강원지사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감사원이라고 하면 우리 공무원들에게는 저승사자와 같은 존재인데요. 그분이 현직에 있으시면서 정치활동을 사실상 하고 계신 거 아니겠습니까? 그분은 아니시라고 하겠지만 실제로 명확하게 출마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정치 행위로 보는 거죠. 그래서 그거는 정치 중립성의 위반이라고 보고 있고요.]
"원칙적이고 공정하다"는 내부 평가를 받았다던 최 원장. 최근 대선에 도전할 거란 이야기가 퍼지며, 감사원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데요. 어제 감사원 앞에선 이런 시위까지 벌어졌습니다.
[정영철/자사고 폐지 시민모임 운영위원 (어제/화면제공 : 유튜브 '팩트TV') : 서울시 교육청의 공개 특별채용이 문제라고? 감사원은 그동안 공무원 임용 시험령의 일부 조항을 편리대로 해석하고 적용하며, 감사원 퇴직자들을 다시 감사원에 재채용해왔다.]
[이건백/작가 (어제/화면제공 : 유튜브 '팩트TV') : 감사원이 감사원장 개인의 명예욕과 대권 도전을 위한 사조직으로 동원되고 있다면, 그것은 대한민국 근간을 흔드는 국기문란 행위에 해당할 것이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자신의 명예욕과 대권 도전 욕심을 채우기 위해 서울 교육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감사원의 위상, 벌써부터 흠집이 나기 시작한 겁니다. 감사원을 상처내며 들고 나올 출마의 명분. 일부에선 권력구조 개편, 개헌일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고 있죠? 그런데, 당장 국민의힘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국민들은 지금 대통령 뽑는데 내각제 해달라고 뽑는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또 2년 만에 물러나겠다고 하면 무슨 권력을 거래하는 듯한 느낌이 들 수가 있어요. (그럴 수 있네.) 저는 만약에 최재형 감사원장께서 그런 조건을 내걸고 출마를 하신다면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그런 생각이라고 믿고 있고요. 만약에 정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저는 말리고 싶습니다.]
최 원장만큼이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여야 모두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정작 본인은 여야 모두에 선을 그었습니다. 김 전 부총리와 세계은행에서 일하며, 사수와 부사수로 지낸 인연이 있죠?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김 전 부총리가 이른바 '정치 신주류'를 이야기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정훈/시대전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정치에 신주류가 필요하고 기존에 싸움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문제를 일으키는 정치가 아니라 문제를 풀고 미래로 나가고 통합하는 신주류들이 많아질 때 혼자 부총리 혼자가 아니라 그런 신주류를 만드는데 더 관심이 필요한 게 아닌가.]
독자세력 구축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다음 달, 본인의 정책적 비전을 정리한 책을 낼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책 출간 이후에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설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여기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까지.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몸을 담았다는 공통점이 있죠. 정치 경험이 없는 '0선' 출신들이기도 합니다. 국민의힘에선 문재인 정부를 향해 '인큐베이터 정권이냐'고 비꼬았지만, 어찌보면 '누워서 침뱉기' 격입니다. 명색이 제1야당이 변변한 대선주자 한명을 만들지 못해 '플랫폼 정당'을 자처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여도 야도 사실 이런 대목에서는 좀 부끄러운 해야 되죠, 같이. 자기들 그동안에 당에서 하나 제대로 인재 못 키우고 전부 이 정권의 일에 공모했던 사람들이 저렇게 뜨는 것도 부끄러운 거고.]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깊다는 점, 반성이 먼저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톡쏘는 한마디, 이 영상으로 대신합니다.
[노회찬/정의당 의원 (KBS '심야토론' / 2004년 3월) : 50년 동안 같은 판에서 계속 삼겹살 구워 먹으면 고기가 새까매집니다. 판을 갈 때가 왔습니다.]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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