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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식량위기=투자기회' MS·구글도 '애그테크' 키우기 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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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편집자주] 식량 문제와 인구 고령화, 기후변화는 우리가 직면한 3대 위기로 꼽힙니다.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닌 당장 우리 앞에 다가온 전 지구적 현실입니다. 영화나 만화에서는 '히어로'가 나타나 위기로부터 지구를 구합니다. 실제 현실에도 이런 히어로가 있습니다. 사회·경제적 위기 요인들을 개선하겠다고 총대를 멘 히어로, '스타트업 어벤져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스타트업 어벤져스-ⓛ식량위기](5)스마트농업 4년 후 25조 시장 전망…농업용 드론과 자율주행 트랙터가 견인

자율주행 트랙터와 농업용 드론 등 스마트농업 시대를 이끄는 애그테크(AgTech) 스타트업들이 전세계 투자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 심각한 식량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기술이나 대체식품 개발 등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미국과 중국에서는 스마트농업 관련 기업 M&A(인수합병)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탈(VC)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도 애그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농업용 드론·자율주행 트랙터, 스마트농업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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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플래그로보틱스의 자율주행 트랙터/사진=베어플래그로보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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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농업 시장은 2020년 137억달러(약 15조2700억원)에서 2025년 220억달러(약 24조5300억원)로 연평균 9.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는 농업용 드론과 자율주행 트랙터 시장이다. 각각 연평균 35.9%와 24.0%씩 급성장하며 스마트농업의 큰 축을 이룰 전망이다.

스마트농업의 핵심기술은 기존 농업기계와 시설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드론과 센서, 인공위성 등을 통해 수집한 농업데이터를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하고 인공지능(AI)이 파종, 비료?농약 투입, 수확 등 영농 의사결정을 돕는 식이다.

일본 IT솔루션 개발 및 플랫폼 제공업체인 '옵팀(Optim)'이 첨단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성공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근적외선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을 활용해 작물의 상태를 세밀하게 파악, 병충해가 심한 부분만 집중방제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전압을 발생시켜 병해충을 없애는 원리를 접목한 해충방제 드론도 개발했다. 옵팀이 드론을 활용해 생산하는 친환경 '스마트 쌀', '스마트 채소'는 일반 농작물보다 2~3배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잔디깎이 로봇처럼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을 융합한 자율주행 트랙터 등의 무인자동 농기계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201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된 베어 플래그 로보틱스는 2년전 46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받은 후 올 1월 790만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기술들이 탑재된 트랙터를 개발한다. 글로벌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자율주행 농기계의 수요는 300만개 품목을 넘고, 시장규모는 2024년까지 18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IT와 농업을 융합시키는 M&A 활발

미국에서는 농업 분야 대기업들이 애그테크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스마트농업에 진출하고 있다. 세계 최대 농기계 제조사 존디어는 2015년 소프트웨어업체 DN2K를 인수한데 이어 2017년에는 인공지능 벤처기업 블루리버테크놀로지를 3억500만 달러(약 3402억원)에 사들였다. 이를 통해 정밀농업 데이터 기반 최적의 파종 처방 서비스를 상용화했고, 2019년 GPS와 카메라 영상을 이용한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였다.

애그테크 분야 M&A 선두주자는 몬산토로 꼽힌다. 세계적인 종자기업 몬산토는 2013년 미국의 기상·토지 데이터 수집 기업 '클라이밋 코퍼레이션'을 9억3000만달러(약 1조374억원)에 사들여 화제가 됐다. 몬산토는 날씨, 작황 등 데이터 분석으로 영농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클라이밋 필드뷰'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이후 바이엘이 몬산토를 660억 달러(약 73조6230억 원)에 인수했다.

중국은 풍부한 자본을 보유한 국영기업을 통해 글로벌 선도기업을 인수, 기반기술과 빅데이터를 획득하고 있다. 2016년 켐차이나(CNCC)가 스위스 대형 농생명기업 신젠타를 430억달러(약 47조9300억원)에 인수한 사례는 초대형 딜로 손꼽힌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IT기업과 지자체 및 농업기업의 협력 사례도 계속 나오고 있어 중국의 스마트농업은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이스라엘은 애그테크 스타트업의 R&D에 2018년 270만 달러, 2019년 540만 달러를 지원하는 등 스마트농업 기술혁신 및 보급을 촉진하고 있다. 이밖에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은 이미 검증된 스마트농업 솔루션을 전세계에 패키지 형태로 수출하고 있다.


MS, 구글 등 빅테크도 앞다퉈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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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뿐만 아니라 투자도 활발하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PEF, VC, 액셀러레이터(AC) 등의 글로벌 투자자가 애그테크 분야 기업에 투자한 건수는 연 24.5%씩 증가했다. 2019년 투자 건수는 495건으로 2010년 69건과 비교해 7배 이상 증가했다. 공개된 딜(Deal)을 기준으로 거래액은 2019년 64억 달러(약 7조1400억원)에 달한다.

빅데이터?AI 기반 소프트웨어, 센싱·IoT(사물인터넷) 융합기술, 로보틱스·기계화·농업 장비 등의 분야가 주요 투자 대상이다. 로보틱스 기술을 바탕으로 농장 효율화를 돕는 플랫폼 기업 '씽씨(호주)', 항공 이미지를 바탕으로 정밀농업을 지원하는 '타라니스(이스라엘)', 거대 규모의 노지재배에 적합한 로봇개발 업체 '팜와이즈랩스(미국)', 정밀 드론 스프레이 제조업체 '란티조(미국)' 등이 최근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이다.

MS,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도 벤처펀드나 CVC(기업형벤처캐피탈) 등을 통해 애그테크 스타트업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MS는 초분광 기술로 비료·물·살충제 분배 결정 솔루션을 보유한 '플루로샛(호주)', AI 기반 가축·작물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탐베로닷컴(아르헨티나)', 농업용 드론공유 플랫폼 '팜프렌드(중국)' 등에 투자했다.

구글은 몬산토가 인수한 '클라이밋 코퍼레이션'에 투자한데 이어 농업 데이터를 비교·분석해주는 '파머스 비즈니스 네트워크(미국)', 사과 수확용 로봇을 개발한 '어번던트 로보틱스(미국)', 이마트도 투자한 '벤슨 힐 바이오시스템(미국)', '바워리 파밍(미국)' 등에 투자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유경 기자 yune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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