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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윤석열이 '걸어갈 길'…29일 대권 도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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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이 오는 29일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다.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지 118일 만이다. 야권에서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윤 전 총장이 대선 가도에 본격 뛰어들 경우 9개월도 채 남지 않은 대선 구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24일 대변인단을 통해 "29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국민 여러분께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정주원 기자]

요동치는 野 대선구도…잠행 끝낸 윤석열 드디어 링 오른다


尹, 29일 대선출마 선언

윤봉길 기념관서 출정식
'전언정치'에 국민 피로감
'X파일' 정면돌파 주목
국민의힘 입당시기 관심

홍준표, 복당후 대권 의지
"정권교체 밀알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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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장식에 참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충우 기자]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는 29일 서울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서의 대선 출마 선언을 예고하며 차기 대선 여야 주요 대진표가 구체화되고 있다. 현재 여야 잠룡 중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윤 전 총장이 향후 어떤 국가 비전을 내놓을지, 검증의 시간을 견뎌낼지 등의 행보에 따라 대선 판도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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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 측 대변인은 24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직접 선언문을 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공직을 내려놓고 대권 주자로서 자신의 육성으로 내놓는 첫 입장인 셈이다. 여태까지는 비공개로 만난 교수나 측근, 대변인의 전언 위주였다. 지난 9일 서울시 우당 이회영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취재진과 대면했지만 그때도 "국민 여러분의 기대 내지는 염려를 다 경청하고 알고 있다. 지켜봐 달라"고 했을 뿐 구체적인 입장에는 말을 아꼈다.

이번 선언문에는 윤 전 총장이 직간접적으로 밝혀왔듯이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등의 헌법 정신,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대변인단은 첫 출정식 장소를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으로 정한 데 대해선 "대한민국 독립의 밑거름이 된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는 곳"이라며 "우리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만든 대한민국 건국의 토대인 헌법 정신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국민들께 보여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정치 시험대'에 오르는 윤 전 총장 앞에는 검찰총장 퇴임 후 4개월간 이어져 온 '전언 정치'로 인해 누적된 피로감과 최근 '윤석열 X파일' 논란으로 터져나온 자신과 배우자, 처가 관련 의혹 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 있다. 앞선 잠행과 침묵 탓에 그를 향한 의구심도 커져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율을 문재인정부 실정의 '반사체'에 비유했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공개적으로 "100% 확신할 수 있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시점도 관심사다. 윤 전 총장은 입당 문제에 대해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히 행동하겠다" "국민이 가리키는 대로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당내 대선후보 경선 절차가 시작될 8월 하순 전에 윤 전 총장이 입당해야 야권의 조직화된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라 양측 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있다.

이에 대해 야권의 한 중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공정' '상식' '법치'와 같은 두루뭉술한 단어보다는 국민 삶에 직결된 구체적인 미래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그동안 윤 전 총장이 대변한 공정은 이미지뿐이었다"며 "이제는 그 내용이 무엇인지 보여줘야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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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 복당한 홍준표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 의원은 1년 3개월 만에 복당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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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야권의 다른 대권 주자들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무소속이었던 홍준표 의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국민의힘으로 복당하고 대권 도전 의지를 밝혔다. 홍 의원의 복당은 4·15 총선을 앞뒀던 지난해 3월 탈당한 이후 463일 만이다. 홍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공정과 자유, 서민과 소통을 기치로 삼아 정권교체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홍 의원은 특히 윤 전 총장의 출마 선언 하루 전날인 이달 28일에 자신의 대권 행보 일환으로 만든 '인뎁스 보고서'를 발표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이 보고서는 홍 의원이 총 8140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고 생각하는지 조사한 내용이라고 전해졌다. 홍 의원은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야당의 대선 열차가 빨라지지 않겠나"라고도 말했다.

범야권으로 분류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의 대권 출마 선언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자신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제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 밝히겠다"고 한 것이 사실상 대선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1~22일 2014명을 상대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최 원장은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3.6% 지지율을 얻어 6위에 올랐다.

[박인혜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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