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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美반덤핑관세에 노조까지…시름깊은 타이어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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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덤핑 관세에 국내 타이어업계 해외투자 고심…노조는 "반대"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이기민 기자] 노동조합의 경영 간섭으로 골머리를 앓는 것은 비단 완성차 제조사뿐만이 아니다. 최근엔 미국의 반덤핑 관세 등으로 ‘3중고’에 직면한 타이어 업계 역시 노조의 해외 투자 반대, 사무직 노조의 등장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는 지난달 사무직 노조, 비정규직 노조 등과 함께 ‘베트남 공장 증설 저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측의 베트남 공장 증설안에 반대하고 있다.


앞서 금호타이어는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가 가시화하자 대응 차원에서 약 250억원을 투자,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생산능력을 연 400만본에서 450만본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베트남 공장에 3400억원을 투자해 연 380만본의 타이어 증산을 추진한 바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베트남 공장 증설안에 반대하는 것은 해외 투자가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다. 이들은 "사측은 반덤핑 관세를 빌미로 일방적인 베트남 공장 증설을 통해 국내 공장의 북미 물량을 베트남으로 이관하려 하고 있고, 지분 배당 방식 투자를 통해 베트남 공장의 이익을 더블스타가 갈취하는 길을 열어주려 한다"고 주장하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이를 쟁점화하고 있다.


문제는 타이어 업계가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단 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물류비 급등,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에 따른 원자재(고무) 가격 상승에 더해 반덤핑 관세까지 부과돼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3일(현지시간) 한국·대만·태국산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가 미국 타이어 산업에 실질적 피해를 줬다는 최종 판정을 내린 가운데, 미국 상무부는 이에 앞서 한국타이어엔 27.05%, 금호타이어엔 21.74%, 넥센타이어엔 14.72%의 반덤핑 관세율을 부과키로 결정한 바 있다.


타이어 업계는 해외 투자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입장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베트남산 타이어에 대해서도 상계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나,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게 되면 수백억원대의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한국타이어도 미국 테네시주 공장의 생산능력을 2배(550만본→1100만본)로 확대하기 위해 투자를 단행한 한편, 헝가리·인도네시아 공장을 통해 반덤핑관세를 우회하겠단 구상이다. 넥센타이어는 체코 공장의 가동률 정상화로 반덤핑관세의 벽을 넘겠다는 복안이다.


기존 생산직 노조에 더해 사무·연구직 노조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것도 타이어 업계로선 적잖은 부담이다. 이들은 현장직과의 차별 금지,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당장 지난 4월엔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가 탄생했고, 넥센타이어 사무·연구직 직원들도 연내 별도 노조를 설립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4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넥센타이어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0% 줄어든 394억원에 그쳤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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