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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대통령, EU 제재를 '나치의 침공'에 빗대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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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셴코, 독일에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해" 엉뚱 주장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여객기 강제 착륙 논란을 이유로 유럽연합(EU)이 최근 자국에 가한 제재를 나치 독일의 소련 침공에 빗대 비판했다.

연합뉴스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루카셴코 대통령은 EU 주도국인 독일을 겨냥, 나치가 소련을 침공한 날 제재를 가했다며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23일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는 전날 나치 독일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자국 브레스트 요새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희생자를 기리는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에 참석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연설에서 "그들이 우리 국민과 기업체에 어제 제재를 도입했다"면서 "그들이 6월 22일에 그랬다"고 강조했다.

1941년 6월 22일 나치 독일은 소련을 침공했다. 올해는 나치 독일이 소련을 침공한 지 80년째가 되는 해이다. 옛 소련권 국가인 벨라루스는 러시아 등과 함께 이날을 기린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제재를 가한 시기가 '상징적'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들은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며 억지스러운 주장을 내놨다.

벨라루스 외무부도 이날 논평을 내 서방의 제재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불순하고 비생산적'이라고 지적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자국 야권 인사 라만 프라타세비치를 체포하기 위해 그가 타고 있던 그리스 아테네발 리투아니아 빌뉴스행 라이언에어 여객기를 전투기까지 동원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시켰다.

착륙 직후 프라타세비치는 민스크 공항에서 체포됐으며, 이후 벨라루스 당국이 그를 구금하기 위해 여객기를 납치했다는 국제적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EU 회원국들은 이날 이번 사건과 벨라루스 정부의 야권 탄압에 대응해 국방부 장관과 루카셴코 대통령의 아들을 비롯해 벨라루스의 개인 78명과 8개 단체를 대상으로 한 제재를 결정했다. 미국과 영국도 제재에 동참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 장관은 "더는 개인을 제재하는 데만 그치지 않을 것이며 이제 부문별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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