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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그 반듯했던 분이"…최재형 대권도전설이 불쾌한 靑의 견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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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정무수석, 사견 전제 "독립성·중립성 다진 큰 어른으로 남아야"

최재형, 부친 '아사리판 가지 마라' 만류에 명확히 답 안해

뉴스1

최재형 감사원장. 2021.2.1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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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의 대권도전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청와대 내부에서도 최 원장의 행보를 두고 우회적으로 견제구를 날리는 모양새다.

현직 감사원장이자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결정 과정 감사 등 그간 문재인 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최 원장이 야권의 대권주자로 부상하자, 대선과 관련된 사안에 거리를 둬오던 청와대도 다소 불쾌해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2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최 원장의 대권도전 임박설과 관련, "제가 국회의원을 할 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었는데 그때 봤던 최 원장은 굉장히 차분하고 합리적이고 반듯했던 분으로 기억한다"며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최 원장이 임기를 채우고 감사원의 독립성·중립성을 확고히 다진 우리 사회 큰 어른으로 남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사견임을 강조하면서 "청와대 수석으로서 말을 전하게 되면 최 원장의 정치적 선택을 제약하는 것처럼 비칠 것 같다. 완전히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했지만, 정치권에선 이 수석이 사견을 전제로 청와대의 기류를 전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원칙적으로 최 원장뿐만 아니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어떤 대선주자에 대해서도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선거 개입이 될수도 있는 만큼 발언을 조심스러워하고, 언급을 한다 할지라도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야권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한 상황을 두고 "청와대에서 이러쿵저러쿵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국민들께서 인정하시는 만큼이 현실"(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라고 말하는 정도다.

하지만 한 배를 탔던 이들과 대척점에 서야 하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는 게 청와대로서는 탐탁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언급을 조심스러워한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관계가 됐다는 방증으로도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최 원장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대신 김부겸 국무총리는 좀 더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같은 날(22일) 김 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두 인사의 대선출마 문제를 두고 "두 자리가 가져야 할 고도의 도덕성과 중립성을 생각해본다면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이어 "한 분(윤석열)은 이미 자기 거취를 정하고 중요 대권주자로 거론돼 (언급이) 적절치 않은 것 같고 다른 한 분(최재형)은 조만간 입장을 밝힌다고 하니 제가 보탤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원장은 점차 링 위로 오를 준비를 하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가운데 대선 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제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 말하겠다"고 밝힌 최 원장은 부친인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이 최근 정치판을 '아사리판'으로 비판하고 정치 참여를 말리자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최 원장이 사표를 낼 경우, 출마 결심이 섰다고 보고 즉각 이를 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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