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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다시 3만달러대 회복…'종이손' 투자자 솎아내기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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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내 코인 시세 전광판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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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3만 달러 공방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폭락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3만 달러 선을 하루 만에 회복했지만 희망과 우려가 공존하는 모양새다.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3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개당 3만4052달러로 24시간 전보다 4.25%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전날 밤 10시 50분쯤 2만8814달러까지 내려가며 지난 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반등엔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저가 매수다. 그동안 움직이지 않던 투자자들이 3만 달러 붕괴를 기점으로 비트코인 매입에 대거 나섰다는 해석이다. 코인데스크는 “3만 달러가 지지선으로 작용하면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CNBC도 “암호화폐 가격 급락 국면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려는 월가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美·카자흐, 中 대체 채굴지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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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중국 쓰촨성 아바저우의 한 비트코인 채굴 공장에서 한 직원이 채굴 작업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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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스크’ 대안 찾기가 본격화한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60~75%를 차지하는 중국의 채굴이 사실상 중단되며 비트코인 유동성이 메마를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대체지를 찾아 관련 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기가 대거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에 본사를 둔 물류회사인 펑화국제운송은 최근 3t 규모의 비트코인 채굴기를 미국으로 공수했다. 펑화국제운송은 위챗으로 수백 상자의 비트코인 채굴기를 적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4~6일 안에 미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의 채굴 성지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곳은 미국에선 싼 전기료 등을 내세운 텍사스다. 다른 지역도 관심을 보인다. 마이애미다. 프랜시스 수아레스 마이애미 시장은 최근 “마이애미가 풍부한 원자력 에너지로 암호화폐 채굴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인접한 카자흐스탄도 선택지 중 하나다. 중국 비트코인 채굴 업체 비트 마이닝(Bit Mining)은 21일 “카자흐스탄에 1차 채굴 기계를 성공적으로 납품했다”며 “3차례에 걸쳐 추가로 기계를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트코인 폭락에 비트코인 비중 오히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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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현재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 비중. 비트코인이 47%로 가장 크다. [코인마켓캡 캡처]


중국발 충격 속 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급락하며 역설적으로 비트코인의 암호화폐 시장 비중은 커졌다.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23일 현재 47%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1월 70%대에서 5월엔 39%까지 내려갔지만 이번 급락장에서 오히려 상승했다.

이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의 낙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자리를 넘보던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장중 1800달러까지 추락하며 비트코인보다 하락세가 더 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지원 속에 급등했던 도지코인도 최고가 71센트에서 18센트까지 내려오며 고점 대비 하락률이 70%에 이르고 있다.

매튜 딥 스택 펀즈 공동설립자는 코인데스크에 “이번 급락 사태를 계기로 비트코인의 시장 지배력이 다시 확산할 것”이라며 “지금 최선의 가상화폐 투자 전략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알트코인을 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종이손' 투자자 솎아내기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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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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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하락이 단기 투자자를 솎아내는 계기라는 분석도 있다. 암호화폐 투자 전문업체 코인쉐어스의 멜템 데미러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CNBC에 “이번 급락은 ‘종이 손’ 투자자를 몰아내고 있다”며 “이 지점에서 시장은 (오히려)견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종이 손은 비트코인 시장이 격동할 때 곧바로 팔아버리는 투자자를 뜻한다. 하락장에도 팔지 않고 버텨 장기간 보유한 ‘다이아몬드 손’의 반대 개념이다.



10만달러 VS 2만 달러 여전히 엇갈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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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홍콩의 한 버스 외벽이 비트코인 로고로 장식돼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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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달러 붕괴 이후 24시간만의 반등에 비트코인 강세론자들은 기대에 찬 긍정적 시각을 내놓고 있다. 마이크 노보그래츠 갤럭시 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비트코인은 2만5000 달러까지 내려가겠지만 헤지펀드 매니저, 연기금, 은행도 가상화폐 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토머스 리 펀드스트랫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채굴 금지가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에 긍정적”이라며 “비트코인은 올해 중 10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일부 회복됐지만 아직 바닥이 아니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블룸버그 통신은 22일 중국인민은행이 시중 은행을 불러 암호화폐 단속을 독려한 조치를 두고 “중국이 암호화폐 거래 구멍을 막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추가 규제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규제 강도가 더욱 심해지면 가격 하락 심리도 다시 불붙을 수 있다.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도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은 지지선이 무너진만큼 2만 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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