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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줄여줬다는 여당…되로 주고 말로 받는 ‘숨은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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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부동산노트]

여당 종부세·양도세 개편안 따져보니

종부세 대상자 줄고 세금도 감소

양도세는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변수

종부세 감소 효과 상쇄하는 양도세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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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2%'가 시행되면 올해 공시가격이 24억6400만원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의 올해 종부세가 1500만원에서 1100만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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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조금 주고 몇 곱절이나 많이 받아가는 경우를 뜻하는 속담이다. 되는 한 말(18ℓ)의 10분의 1이다.

여당(더불어민주당)의 1주택자 종부세·양도세 개편안에 들어맞는 말이다. 종부세가 찔끔 줄지만 양도세가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8일 ‘종부세 상위 2%’ ‘양도세 비과세 12억 상향’을 확정했다. 공시가격 상위 2%에만 종부세를 매기면 대상자가 준다. 2%에 맞춰 공제금액(현재 9억원)이 올라가면서 납부자 세금도 줄어든다.



공시가 20억원 종부세 270만원 줄어



올해 상위 2% 하한선을 11억5000만원으로 잡을 경우 공시가격 9억~11억5000만원의 종부세가 없어진다. 11억5000만원의 종부세가 100만원이다. 11억5000만원 초과는 공제금액이 9억원에서 2억5000만원 더 늘어나면서 세금 계산 기준 금액인 과세표준이 내려가 세금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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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대별 분포.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공시가격 20억원의 올해 종부세가 당초 840만원에서 570만원으로 270만원 감소한다.

양도세도 마찬가지로 비과세 금액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3억원 올라가면 과세표준이 줄고 세금도 감소한다.

그런데 여당이 함께 도입하기로 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효과가 관건이다. 여당은 비과세 금액을 올리는 대신 양도차익(매도가격-매입가격)별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차등 적용하겠다고 했다.

10년 이상 보유·거주에 해당하는 최고 공제 비율을 현행 80%에서 양도차익 5억원 이하 80%, 5억~10억원 70%, 10억~20억원 60%, 20억원 초과 50%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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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택자 종부세 변화.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양도차익 20억 초과 '장특공제' 한도 50%



이게 숨은 '폭탄'이다. 세금 계산에서 비과세 금액 상향으로 줄어드는 금액보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로 늘어나는 액수가 더 많아 전체적으로 과세표준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인기 아파트 중 하나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이하 전용면적)를 지금 팔면 받을 수 있는 금액이 32억원이다. 10년 전 15억원에 매입해 계속 거주한 경우 현재 양도세는 장기보유특별공제 80%를 적용받아 8000만원이다. 양도차익이 17억원이어서 장기보유특별공제 비율이 60%로 내려가면 양도세가 1억6000만원으로 2배가 된다. 비과세 금액이 3억원 늘지만 과세표준이 2억4000만원에서 4억2000만원으로 올라가서다.

종부세와 양도세를 합친 전체 세 부담은 어떻게 될까.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로 늘어나는 양도세가 종부세 감소분보다 훨씬 많다. 여당 세제 개편 후 래미안퍼스티지 84㎡를 팔면 올해 종부세가 현행 1500만원에서 1100만원으로 400만원 줄어든다. 하지만 양도세는 8000만원 늘어나 총 세금은 7600만원 더 많아진다. 세제 개편으로 세금 폭탄을 맞는 셈이다.

김종필 세무사에 의뢰해 상위 2%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되는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저층 84㎡(이하 전용면적)와 상위 2%에 드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의 세금을 추정해봤다. 올해부터 앞으로 4~5년 더 보유·거주해 장기보유특별공제 상한 요건인 10년 보유·거주 조건을 채운 뒤 팔 때까지의 종부세·양도세다. 종부세에 고령·장기보유 세액 공제를 적용하지 않았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올해 공시가격 10억7000만원으로 2%에서 빠지면 당초 예상된 올해 종부세 70만원이 없어진다. 더 비싼 집보다 훨씬 많이 오르지 않는 한 앞으로도 2%에 들지 못할 것이다. 2025년까지 집값이 25% 오른다고 가정하면 5년간 내지 않을 종부세(현행 기준)가 총 1100만원 정도다.

2025년 20억원에 팔아 13억원의 양도차익이 날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80%→60%)로 양도세가 3600만원에서 6200만원으로 2600만원 늘어난다. 종부세와 양도세를 합친 세금이 1500만원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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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양도세.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아크로리버파크 공시가격이 올해 27억3500만원이고 2% 하한선인 11억5000만원을 공제받으면 종부세가 19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400만원 줄어든다. 집값이 30% 오른 2026년까지 종부세 5000만원을 아낀다. 2026년에 10년 전보다 25억원 오른 가격(44억원)에 팔면 양도세가 현재 기준 1억5000만원에서 3억8000만원으로 2억3000만원(장기보유특별공제 비율 50%) 늘어난다. 총 1억8000만원 세금 증가다.



고령·장기보유자일수록 불리



김종필 세무사는 “60세 이상이거나 5년 이상 보유한 사람은 이미 최대 80%까지 세액 공제 혜택을 받기 때문에 종부세 완화로 줄어드는 세금이 얼마 되지 않는다”며 “집값이 많이 오른 주택에서 오랫동안 거주해온 고령자일수록 세제 개편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아파트에서 10년 넘게 사는 최모(63)씨는 “그동안 정부가 장기보유특별공제 확대 등으로 유도하는 대로 자기 집에서 장기간 거주한 실수요자도 투기꾼으로 모는 것이냐”고 따졌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파장은 고가 주택에만 그치지 않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 정부 들어 집값이 급등하면서 웬만한 아파트는 양도차익 5억원을 넘길 것"이라며 "시장의 관심은 종부세 완화나 양도세 비과세 확대보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재산세·종부세 등 보유세를 낮춰도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로 양도세가 늘어나면 정부가 주장해온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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