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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文과의 예상문답 준비했었다" 日언론이 전한 G7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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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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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G7 확대회의에 참석한 모습. 왼쪽부터 문 대통령,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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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가장 경계한 것은 한국이었다."

아사히신문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G7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뒤 주변에 이같이 토로했다고 22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자국 내 비판을 우려해 G7 정상회의 기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를 의도적으로 피한 것으로 보인다.

한일 양국 정상은 지난 11~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약식회담 형식으로 만날 예정이었다. 한국 측은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20~30분 정도 서서 약식회담을 갖는 것을 일본 측에 제안했고, 이에 대해 잠정 합의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도쿄올림픽 개막에 맞춘 방일이나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 등에 대한 문답도 준비한 상태였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측 역시 실무진이 문 대통령이 말을 걸어오면 이를 외면할 수 없다고 판단해 예상 문답을 준비하고 있었다. 스가 총리가 실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1년반 만에 한일 정상 간 대면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 기간 약식회담은 끝내 열리지 못했다. 아사히신문은 문 대통령이 G7 바베큐 만찬장 등에서 총 3차례 스가 총리에게 말을 걸었다고 전했다. 당초 국내에 알려진 것보다 1차례 더 대화를 나눈 것이다. 지금까지는 문 대통령이 스가 총리에게 2차례 먼저 다가가 짧은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문 대통령이 먼저 대화의 물꼬를 텄지만 스가 총리는 "감사하다"는 짧은 대답만 했다. 그러면서 실무진 차원의 일정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문 대통령과의 대화가 깊어지는 것을 피했다고 한다.

G7 정상회의 일정이 끝난 후 양국은 정상 간의 만남이 불발된 것을 두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양국이 실무 차원에서 약식회담을 잠정 합의했지만 일본이 독도방어훈련인 동해영토 수호훈련을 이유로 회담을 취소했다고 언급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일정 등의 사정으로 정상 간 회담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가토 장관은 양국 정상이 인사만 나누고 대화를 이어나가지 못한 것을 일정 탓으로 돌렸지만, 외무성 간부는 "모든 것은 스가 총리의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위안부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빈손'으로 온 문 대통령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경우 비판받을 우려가 있다고 판단, 의도적으로 대화를 피했다는 것이다. 스가 총리가 G7 정상회의에서 한국(문 대통령)을 가장 경계했다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G7 정상회의 후 한일 정상이 마주할 다음 무대는 내달 23일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참석했던 만큼 한국 측이 이번 도쿄올림픽을 방일의 자연스러운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다 해도 정상 간 회담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평창올림픽 당시 아베 전 총리와 문 대통령은 1시간 정도 회담을 가졌다. 한국 정부 측은 문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을 전제로 정상회담을 필수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총리 관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 방일과 정상 간 대화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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