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김밥가게 50대 女점주, 뇌출혈 3주만에 사망
쿠팡이츠는 업주 쓰러진 후에도 시정 요구하며 연락
유족 "손주 볼 날 기다렸는데···모멸감·스트레스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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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튀김 1개를 환불해달라는 등 집요하게 항의한 고객의 막말로 고통 받던 50대 점주가 뇌출혈로 쓰러진 3주 만에 사망한 사건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고객이 이용한 배달앱 업체 쿠팡이츠 측은 음식점 직원이 점주가 쓰러졌다고 밝혔지만 “조심해달라”고 말하는 등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MBC 보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에서 김밥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여성 A씨는 지난달 고객 B씨로부터 첫 번째 항의 전화를 받은 뒤 1시간 30분 만에 머리를 붙잡고 쓰러졌다.
전날 쿠팡이츠를 통해 김밥과 만두 등을 주문했던 B씨는 새우튀김 3개 중 1개의 색깔이 이상하다며 1개 값인 2,000원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쿠팡이츠 측에서 환불 건과 관련해 연락을 해오자 A씨는 “(B씨가) ‘세상 그따위로 살지 마,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어’라고 말했다. 내가 아무리 장사를 하고 있어도 그건 아니지 않느냐”고 배달앱 업체에 호소했다. 그러나 B씨는 A씨가 먼저 반말을 했다며 항의했고, A씨는 결국 사과와 함께 새우튀김 값을 환불해줬다. 음식점 직원은 A씨가 고객과 배달앱 측의 전화를 받은 뒤 너무 속상해하며 가게 화장실에서 울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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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 후에도 B씨는 쿠팡이츠를 통해 주문한 음식 값 전부를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앱 리뷰에 ‘개념 없는 사장’이라는 댓글과 함께 별점 1점을 남기기도 했다.
쿠팡이츠 측은 B씨의 계속되는 항의에 여러 차례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A씨가 쓰러진 순간에도 쿠팡이츠 측의 전화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쿠팡이츠 측은 A씨가 쓰러진 뒤에도 가게로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MBC에 따르면 녹취록에는 가게 직원이 “(A씨가) 전화를 받고 바로 쓰러졌다”고 상황을 설명하는데도 쿠팡이츠 측에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동일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사장님께 전달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가게 직원이 “전화를 못 받는다. 깨어나지 않아서 정신도 없다”고 재차 말했지만, 쿠팡이츠 측은 “전달 부탁드리겠다”며 “추후에 조심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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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A씨는 입원 3주 뒤 숨을 거뒀다. 유족은 A씨에게 별다른 질환이 없었다며 모멸감과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의 남편은 한 언론사에 “이번에 작은 딸이 결혼해서 외손주 태어난다고 준비하고 있었다”며 “건강한 사람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됐다"고 토로했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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