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와르 프라사드 美 코넬대 교수 "비트코인 환경 해치는데 익명성·결제 보장 못해"
중국에 위치한 가상화폐 채굴업체 중 90% 사라져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 |
[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대표 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이 한때 40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연구부문 수석과 중국 담당 책임자를 지낸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는 비트코인이 환경을 해치는 동시에 실용성을 지니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0일 오후 9시24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5.47% 하락한 3978만원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시세가 4000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9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전 10시2분 기준 비트코인은 4174만원을 기록했다.
프라사드 교수는 비트코인이 환경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라사드 교수는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은 분명 환경에 부정적이다”며 “지분증명방식을 택한 이더리움은 에너지 집약도가 훨씬 적으면서 비트코인의 장점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분증명방식이란 모두가 데이터 관리에 참여하는 작업증명방식과 달리 해당 가상화폐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소수에게 데이터를 관리하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을 말한다.
아울러 프라사드 교수는 비트코인이 본질적 가치인 익명성을 보장하지 못하며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핵심 가치는 익명성을 제공하는 것이지만 비트코인을 실생활에 활용하게 된다면 결국 지갑 주소나 물리적 신원과 블록체인 생태계가 연결된다”며 “익명성을 위해 비트코인의 대안을 찾고 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에 대해선 “느리고 번거로우면서 시장이 매우 불안정하다”며 “교환매체로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전부터 프라사드 교수뿐만 아니라 세계적 석학들은 비트코인 비판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가상화폐의 가치는 매우 모호하며 실질적 가치가 아닌 군중심리에 의해 가치가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도 “비트코인은 화폐의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효용이 없는 비트코인에 투자가 몰리는 것은 순전히 오르는 시세 때문이며 다단계 사기 수법과 마찬가지다”고 비판했다. 쉴러 교수와 크루그먼 교수는 각각 2013년, 2008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한편 중국의 대부분 비트코인 채굴업체가 폐쇄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쓰촨성이 관내 26개 비트코인 채굴업체에 폐쇄명령을 내리는 등 강력한 규제로 인해 중국 전체 채굴업체의 90%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의 65.08%가 중국에서 채굴될 만큼 중국은 가상화폐 시장에 중요한 국가였다. 하지만 중국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앞두고 자국 금융 주권을 지키기 위해 비트코인 채굴업체를 제재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5일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는 가상화폐 채굴업체뿐만 아니라 연루된 개인과 기업까지 신용불량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리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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