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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대표 양반촌락 '영덕 괴시마을', 민속문화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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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후기 학자 목은 이색 고향…ㅁ자형 '뜰집' 많아

연합뉴스

영덕 괴시마을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경북 동해안에 남은 대표적인 반촌(班村, 양반이 모여 사는 동네)인 '영덕 괴시마을'이 국가지정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고려후기 학자 목은(牧隱) 이색(1328∼1396)이 태어난 경북 영덕군 영해면 괴시마을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했다고 21일 밝혔다.

풍수지리 관점에서 보면 들 입(入)자 형태로 뻗어내린 산자락을 등지고 앞으로는 영해평야와 송천(松川)이 있어 배산임수 형국을 갖춘 괴시마을은 목은 외가인 함창김씨가 처음 터를 잡았다고 전한다.

1796년 영해부사 황은이 목은과 그의 부친인 이곡을 기리며 세운 비석에 따르면 본래 마을 이름은 '호지촌'(濠池村)이었다. 근처에 늪이 많고 연못이 있어 붙은 지명이었다.

그런데 목은이 자신의 고향 마을이 중국 원나라 학자 구양현(歐陽玄, 1273∼1357)의 마을인 '괴시'(槐市)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현재 명칭으로 바꿔 불렀다고 한다.

조선 인조 대인 1630년 무렵부터 영양남씨가 정착해 남씨 집성촌이 됐고, 지금까지도 단일 문중 역사와 문화가 전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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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괴시마을 '괴정'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마을에는 경상북도가 지정한 문화재를 포함해 전통가옥 약 40여 호가 존재한다.

대부분의 가옥은 안동 지역 상류주택 형식으로 알려진 뜰집에 사랑채가 튀어나온 날개집 모습을 한다. 뜰집은 안채, 사랑채, 부속채 등이 하나로 연결돼 ㅁ자형을 이루는 주택이다.

아울러 주인이 거처하는 방인 상방 앞에 설치한 통로 기능 공간인 '통래툇간'(通來退間) 흔적을 살필 수 있고, 지형 영향으로 가옥이 전반적으로 서향인 점도 특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뜰집은 전국의 약 70%가 경북 북부 지역에 분포한다"며 "뜰집은 안동에서 산맥을 넘어 영덕으로 전래했는데, 인문적 요인에 의한 건축문화 전파를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괴시마을 뜰집은 17세기에 유입돼 학맥·결혼·분가 등을 거치며 마을의 주류를 이루는 주택이 됐고,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변화한 가옥인 양통집(마루 아래에 앞뒤로 방을 꾸민 집)도 생겨났다"며 "이처럼 괴시마을은 조선 후기 주택건축의 변화와 다양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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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괴시마을 당산나무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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