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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평택항 사고 59일만에...눈물 속 엄수된 故이선호씨 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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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선호 씨의 아버지 이재훈 씨가 19일 오전 경기 평택시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이씨의 시민장에서 추모사를 마친 이씨의 친구를 안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평택항에서 개방형 컨테이너 부품에 깔려 숨진 고 이선호(23)씨의 장례가 사망 59일 만에 시민장으로 치러졌다.

‘고 이선호 씨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19일 오전 10시 평택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이씨의 시민장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유족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면서 장례를 미뤄왔다.

장례식에는 여영국 정의당 대표를 비롯해 같은당 심상정, 배진교, 강은미, 장혜영 의원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미숙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대표 등 노동계 관계자, 유족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장례식은 추도사와 추모공연, 유족인사 등 순으로 진행됐다. 원청업체인 ‘동방’ 건물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평택 서호추모공원에 안장됐다.

고 이씨 아버지 이재훈씨는 추모사를 통해 “모든 걸 포기하려는 순간도 있었지만, 두 달 동안 이름도 알지 못하던 분들이 내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시고 약해져 가는 제 마음을 추슬러 주셨다”면서 “마냥 슬퍼하는 것보다 아이의 죽음이 잘못된 법령을 다시 고치는 초석이 됐다는 자부심으로 다시 살아가려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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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선호 씨의 아버지 이재훈 씨가 19일 오전 경기 평택시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이씨의 시민장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추모사에서 “우리는 구의역 김군, 김용균 씨, 김한빛 씨 이후 각 분야 노동자들이 죽음에 내몰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선호 님을 잃고 나서야 우리는 항만의 노동자들도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더 빨리 깨닫고 관심을 가졌다면 그들은 우리와 함께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 숨진 355명의 영정을 들고 청와대로 행진하겠다. 더는 희생되는 노동자가 없게 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여 대표는 “300㎏ 쇳덩이는 23살 청춘을 덮치고 삶의 희망을 산산조각 내며 제2, 제3의 김용균만은 막아보자던 우리 심정을 산산조각 냈다”며 “사람 목숨 앗아가도 기업주는 멀쩡하고 함께 일하던 노동자만 처벌받는 세상의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4월22일 고 이씨는 평택항 부두에서 FRC(Flat Rack Container)라 불리는 개방형 컨테이너 내부에서 나뭇조각을 치우는 작업 중 300㎏ 무게의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졌다. 현행법상 일정 규모 이상 컨테이너 작업을 할 때는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안전조치 방안 등을 마련한 뒤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 고 이씨가 투입된 작업은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채 시작됐다. 현장에 배치돼야 하는 안전관리자나 수신호 담당자는 없었다. 이씨는 안전 장비도 착용하지 않고 일하다 참변을 당했다.

경찰은 지난 15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동방 관계자 등 5명을 형사 입건했고, 이중 당시 지게차 작업을 했던 A씨를 구속해 조사 중이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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