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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후배 먼저 보내고 '고립' 순직 소방관…쿠팡 화재, 기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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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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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경기도 안전 특별점검관, 국토교통부 건축구조기술사, 국토안전관리원 주무관 등 전문가들이 소방관과 함께 건물 구조 안전진단을 위해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2021.6.19/뉴스1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이하 쿠팡 물류센터) 화재 진압에 나섰다 홀로 고립됐던 소방관이 끝내 유해로 돌아왔다. 건물에 진입해 연락이 두절된 지 약 48시간 만이다.


화재 사흘 만에 큰 불 진압…19일 안전진단 후 수색 실시

19일 뉴스1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수색작업을 통해 쿠팡 물류센터 지하 2층 입구로부터 직선거리로 50m 지점에서 경기 광주소방서 소속 김모 구조대장(52)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의 유해를 찾았다.

보도에 따르면 소방서 관계자는 "시신 주변에 잔화는 없었지만 불에 탄 물품들이 어지럽게 얽혀 있었다"며 "화점에서 탈출을 시도하던 중 고립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지난 17일 새벽 5시30분을 전후한 시점에 발생해 곧바로 소방대가 현장에 출동, 화재 발생 약 3시간 만인 오전 8시30분 전후 시점 큰 불길 초기 진압에 성공했었다.

17일 오전 김 구조대장을 비롯한 소방대원 일부가 잔불 정리 및 혹시 건물 내 남아 있을지 모를 인명 수색을 위해 건물에 진입했으나 오전 11시50분쯤 다시 내부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당국은 이날 오후 12시15분쯤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내부 소당대원들을 향해서도 철수 명령을 내렸지만 김 구조대장 홀로 건물 외부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건물 전체로 화재가 크게 확산되면서 김 구조대장에 대한 구조작업도 17일 오후에 중단됐었다.

이후 화재 진압은 이날까지 사흘째 이어졌다. 18일 다시 큰 불길을 잡는데 성공하고 19일 오전 10시부터 경기도 안전특별점검관, 국토교통부 건축구조기술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6명 인원 및 위험에 대비한 소방관들 일부가 함께 건물내로 투입돼 안전진단이 진행됐다.

이들은 건물 구조, 하중, 뒤틀림, 화재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 등도 종합적으로 살핀 뒤 신속히 살핀 후 소방당국에 수색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후 김 구조대장에 대한 수색 작업이 곧바로 이어졌다.

소방당국은 즉각 전문가들과 함께 화재 현장으로 들어갔던 구조대원 10명을 수색조로 전환한 뒤 동료 구출팀(RIT-5명 1개조)도 투입해 김 구조대장을 찾았다.


순직 소방관, 왜 홀로?…후배들 먼저 보낸 뒤 고립된 듯…가연성 물질 탓에 화재 진압·수색 모두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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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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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는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 건물로 연면적이 축구장 15개에 달하는 연면적 12만7178의㎡ 대형 단일건물로 알려졌다. 메가센터로 분류되는 허브(중심) 물류센터로 신선식품 제외 일반제품을 취급했다.

소방 측은 센터 지하2층 전기 콘센트에서 불꽃이 튀는 장면을 CCTV를 통해 확인함에 따라 전기적 요인을 화재 요인으로 추정중이다.

화재 당일 큰 불 중심의 초진에 성공하고도 다시 불길이 치솟은 것은 물류센터에서 다루는 제품 특성상 잡화재는 물론 각종 포장재, 비닐 등 가연성 물질이 상당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또 뉴스1에 따르면 건물 주변으로 상수도 시설도 열악해 수량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물류센터 위치도 산지형을 깎아 만든 비탈진 곳이어서 소방차량 진입에도 난항을 겪었다.

장시간 화마가 이어지면서 그 사이 건물도 상당히 취약해졌다. 18일 오후 소방당국에 따르면 건물 일부 H빔이 주저앉는 등의 이유로 중앙부가 약간 내려 앉은 게 육안으로 보일 정도였는데 추가 사고가 우려되면서 수색 인원이 쉽게 내부로 진입하지 못한 이유가 됐다.

또 김 구조대장은 17일 당시 동료들과 함께 건물로 진입하면서 가장 앞서 들어갔고 탈출시 맨 뒤쪽에서 뒤처지는 이가 없는지 챙기며 후배들이 먼저 빠져나가도록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소방대원들이 메고 들어갔던 산소통의 사용 가능 시간은 15~20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동료들은 구조작업이 지연되면서 기적이 일어나기만을 바랐지만 결국 김 구조대장은 숨진 채 동료들 곁으로 돌아왔다.

김 구조대장은 순직 소방관으로서 경기도청장으로 장례가 거행될 예정이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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