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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여성 감독들이 담은 10대 소녀와 집, 그리고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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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화제작 '흩어진 밤'·'열아홉' 잇달아 개봉

연합뉴스

[씨네소파·리틀빅픽처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아직은 어린애를 벗어나지 못한 10살과 곧 성인이 되는 19살 소녀, 그리고 그들의 위태로운 집과 가족의 이야기를 감정의 과잉 없이 섬세하게 그려낸 영화 두 편이 잇달아 개봉한다.

영화 '흩어진 밤'과 '열아홉'은 선택하지 않았지만 가장 먼저 속하게 되는 가족 안에서 상처 주고 멀어지지만 끊어낼 수도 없는 관계를 10대 소녀들의 시선으로 담아낸다.

두 편 모두 젊은 여성 감독들의 데뷔작이자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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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흩어진 밤'
[씨네소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먼저 개봉하는 '흩어진 밤'은 이혼을 앞둔 가족의 이야기다. 스타 영어 강사인 엄마와 박물관 학예사인 아빠는 사이가 좋지 않고, 이미 따로 나가 사는 아빠는 일주일에 한 번 볼까말까다. 중학생인 오빠 진호는 엄마와 함께 살고 싶어 공부에 집중한다.

막내인 10살 수민은 넷이 그대로 같이 살았으면 좋겠고 왜 엄마 아빠가 다시 친해질 수 없는지 알 수 없지만, 엄마와 아빠가 이혼하게 되면 누구와 같이 살지를 결정해야 한다.

수민이는 중학생이 되어야 배우는 경우의 수에 흩어져야 하는 가족들을 대입해 본다.

수민 역으로 2019년 전주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은 문승아는 연기하지 않는 것 같은 연기로 연극무대와 독립영화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성인 연기자들을 압도한다.

이 영화를 통해 캐스팅된 홍의정 감독의 영화 '소리도 없이'가 지난해 먼저 개봉해 얼굴을 알렸다.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동기인 김솔·이지형 감독은 데뷔작인 이 작품으로 전주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을 받은 뒤 2년 만에 개봉한다. 24일 개봉.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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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열아홉'
[리틀빅픽처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전주영화제 경쟁작이었던 '열아홉'은 폭력을 휘두르던 아빠가 떠나고 아픈 엄마와 살던 19살 소정의 이야기다.

엄마마저 사라지면 혼자 음악을 하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 날, 집에 돌아온 소정(손영주)은 피를 토한 채 죽어 있는 엄마를 마주한다.

아빠와 살게 될까 봐, 아파트에서 쫓겨날까 봐 두려웠던 소정은 욕조에 엄마를 숨긴 채 위태로운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끔찍한 비밀을 품은 낡고 좁은 임대 아파트는 회색빛이지만,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을 때, 현장실습으로 나간 공장에서 만난 성현(정태성)과 음악을 통해 가까워질 때 소정은 다채로운 빛깔의 꿈을 꾼다.

소정의 홀로서기는 주변 어른들의 무관심으로 아슬아슬하게 이어지지만, 서로 닮아 가까워진 성현이 찾아오며 흔들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우경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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