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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성폭행 당한 여성, 입 닫고 소송 안 거는 조건 79억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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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룸버그 통신 보도 ‘파문’

세계일보

뉴욕 타임 스퀘어 전광판에 뜬 에어비앤비의 나스닥 상장 소식. UPI=연합뉴스


세계적인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rbnb)가 5년 전 자사가 제공한 미국 뉴욕의 한 숙소에서 성폭행 당한 여성에게 700만 달러(한화 약 79억원)의 비밀 합의금을 지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회사 측은 여성에게 사건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소송도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15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에이비앤비 비밀 거래’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에어비앤비가 이른바 ‘블랙 박스’라고 불리는 비밀 보안팀을 운영하며 범죄 피해를 당한 고객이나 호스트에게 수천만 달러를 지급해왔다고 전했다.

자사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사건이 공개되는 것을 미리 차단하려는 목적에서 매년 5000만 달러(약 570억원)를 사용해왔다는 것이다.

이번에 폭로된 사건에 사용된 700만 달러는 에어비앤비가 지급해온 합의금 중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은 호주 출신 A(29)씨로 에어비앤비가 서비스하는 뉴욕 숙소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지난 2016년 새해를 맞아 미국 뉴욕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온 A씨는 맨해튼 타임스퀘어 인근 아파트를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했다.

아파트 체크인 후 A씨는 친구들과 함께 바에서 시간을 보내다 혼자 먼저 숙소로 돌아왔는데 이미 이 곳에 한 남성이 침입해 있었다. 남성은 A씨를 흉기로 위협하며 성폭행했다.

이후 A씨와 친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아파트로 돌아온 남성을 검거했다.

에어비앤비는 사건을 인지하고 바로 당사 보안팀을 투입해 A씨와 친구들에게 호텔 숙소를 잡아줬다. 또한 사건을 전해 듣고 호주에서 뉴욕으로 날아온 A씨 어머니와 일행이 호주로 돌아갈 때까지 비용을 부담했다. 기타 치료 및 상담 비용도 모두 댔다고 한다.

2년 뒤 에어비앤비는 A씨에게 700만 달러(약 79억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비밀 합의를 했다. 단, A씨가 사건을 공개적으로 얘기하지 않고 에어비앤비에 법적 책임을 묻거나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조건이 달렸다고 블룸버그는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경찰과 법원의 기록, 직원과의 인터뷰 등을 토대로 해당 사건을 보도했다.

당시 A씨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뉴욕시가 아파트 등을 단기 숙소로 사용하는 데 대해 규제를 가하던 분위기도 비밀 합의의 배경이 됐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에어비앤비 대변인은 이번 블룸버그 보도 내용에 대해 일부는 인정하면서도 “해당 합의금 지급와 무관하게 피해자는 자신의 경험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에어비앤비의 보안팀은 이미 회사 측이 공개한 조직이며, 전반적인 고객지원 활동을 수행한다고 부연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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