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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광주 카페사장 "난 일베 아냐"…조국이 찍은 좌표에 전화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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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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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조국 전 법무부 장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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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짜 일반시민이다. 만민토론회 때문에 이번 달에 처음 쉬었다. 이런 서민의 삶을 겪어보지도 않았으면서 나를 비난한다."

17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배훈천씨는 자신의 정치적 배후가 '보수' 혹은 '극우'라 말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묻자 이처럼 답했다.

광주광역시 운암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배씨는 지난 12일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과 호남의 현실' 만민토론회에서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했다. 자영업자인 그가 실명을 내걸고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은 한마디로 문제고, 무식하고, 무능하고, 무대포"라고 해 화제가 됐다.

이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그가 "대안우파적 성격" 단체의 공동대표라며 정치적 배경을 의심했다. 그리고 이 방송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이에 배씨는 조 전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다음은 배씨와의 일문일답.

-페이스북에 '전화폭탄'의 이유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직접 지목했다.

"조 전 장관의 트윗이 나가고 나서 이웃 같은 아주머니가 전화해 아주 격앙된 목소리로 '어떻게 5·18을 반대할 수 있나'라고 절규하시더라. 그 절규가 잊히지 않는다. 한번은 서울 말씨의 남자들이 '너 일베냐, 죽고 싶냐' '당신 조용히 살라'고 전화했다. 제 연설을 비판하는 것은 감수하고 사과할 수 있다. 그런데 제가 하지 않은 일을 갖고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었다. 찾아보니 지역 생활정보지에 MBC라디오 보도가 나왔고, 또 이 방송을 조 전 장관이 좌표를 찍고 트위터에 공유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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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배훈천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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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MBC라디오에는 '헬마우스' 임경빈 작가가 출연해 배씨가 "보수야당과 밀접한 정치적 조직인 '호남대안포럼'의 공동대표"라 했다. 이어 호남대안포럼이 5·18 역사왜곡처벌법에 대한 폐지 운동을 벌이고 여기에 배씨도 이름을 올렸다고 했다.

배씨가 호남대안포럼의 공동대표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배씨는 5·18 민주화운동 자체에 반대한 적이 없고 또 극우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는 "5·18 역사왜곡처벌법을 반대하냐고 묻길래 이것이 5·18의 숭고한 정신을 훼손한다며 동의했을 뿐"이라며 "그런다고 일베가 되나"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배씨 정체를 '보수'로 규정했다.

▶"진보와 보수의 개념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특히 조 전 장관은 편가르기 한 습관을 못 버리고 진보·보수 갈라치기를 한다. 니편내편을 만들고 싶나. 배훈천을 호남에서 빼서 '보수'로 넣고 싶어 한다. 언론에서 제 발언으로 '호남 민심 이반'이란 프레임을 짜니까 우리는 그럼 '극우'란 프레임을 짜자는 것 아닌가. 내가 5·18 역사왜곡처벌법에 반대한다고 극우는 아니다. 오히려 이에 찬성하는 사람이 극우다. 난 국가보안법도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5·18 역사왜곡처벌법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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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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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장관의 트위터에는 아직 이 영상이 남아있다.

▶"내리든 안 내리든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 조 전 장관과 헬마우스는 선량한 자영업자에게 '극우'라는 낙인을 찍었다. 운암동에서 장사하는 배훈천이라는 개인의 인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운암동을 떠나라는 건지. 나를 쳐다보는 눈길이 어떻겠나. '극우 보수'라고 할 텐데.

-지역 자영업자가 실명을 걸고 정부 비판하는 게 생업에 지장 크지 않은가

▶"처음에는 하루 이틀이면 잠잠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속 10분씩 전화하니까 장사에 얼마나 (많이) 지장이 가겠나. "

-연설을 본 주변 자영업자들 반응은 어땠나

▶"자영업자 대부분 다 '할 말 했다' '이제 광주가 변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난 문재인정부를 비판했지만 보수가 자영업자를 위한 대안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주위 분들도 그렇다. 나보고 '국민의짐(국민의힘을 비꼬는 말)'을 어떻게 찍냐고 묻는데 이에 동의한다. 최저임금을 '쇼'하듯 올리진 않았겠지만 보수가 정권을 잡았다고 뭐가 달라졌겠나. 자영업자의 이익을 끈질기게 요구하는 이들이 없다. 정치를 신뢰하지 않는다."

-연설이 이렇게 화제가 될 줄 알았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일개 자영업자들이 페이스북에 실명 걸고 정부 비판하는 게 일상다반사인데 토론회 연설을 갖고 조리돌림 당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 했다."

배씨는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누구의 남편, 아들, 아버지이고, 나눔문화(박노해 시인이 설립한 비영리사회운동단체)의 20년 회원, 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 광주시민회의(대기업 복합쇼핑몰 유치를 위한 시민모임) 대표이자, 커피 루덴스 사장이다. 그런데 왜 나를 '극우 일베'라고 낙인을 찍나. 한 사람의 정체성을 파편화해서 이해하지 말라. '나는 착한 놈, 너는 나쁜 놈' 이게 현 정권의 가장 나쁜 점이다."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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