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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비트코인을 화폐로 쓴다던 엘살바도르, 의외 복병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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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풍에 돛단 듯 순조롭게 진행되던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실험이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세계은행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은행이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것을 도와달라는 요구를 거부했다. 비트코인 채굴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며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는 것에 반대 의견을 냈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엘살바도르 푼타 로카에 있는 한 시장에 ‘비트코인을 받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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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공식 법정통화로 채택하기로 발표한 엘살바도르는 이를 위해 세계은행에 기술적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세계은행이 이 요청을 거부함에 따라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려는 엘살바도르의 행보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국제통화기금(IMF)도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IMF는 지난 10일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것이 법적 문제 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제리 라이스 IMF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는 것은 많은 거시경제와 금융,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우리는 국면을 면밀히 주시하고 엘살바도르 당국과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살바도르 의회는 지난 9일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하는 법안을 공식 승인했다. 비트코인의 큰 변동성 등에도 법정화폐로 채택키로 한 것은 해외 거주 노동자들의 경제 기여도가 크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이 엘살바도르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에 10%에 달하는 송금 수수료 부담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하고 송금 수수료도 저렴한 비트코인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은 것이다.

세계은행과 IMF가 비트코인의 법정화폐화에 반대입장을 표명하며 이를 검토하던 일부 국가의 움직임도 중단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탄자니아 정부가 자국 중앙은행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나이지리아에서도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채택을 요구하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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