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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국에 유수한 제약사 많다”…獨 큐어백도 위탁생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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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한 호텔에서 프란츠 베르나 하스 큐어백 최고경영자(CEO)와 화상면담을 하고 있다. 오른쪽 화면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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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코로나19 백신 개발사인 독일 큐어백의 프란츠 베르너 하스 최고경영자(CEO)와 면담에서 한국과의 백신 협력을 요청했다. 하스 대표도 “협력의 여지가 많다”고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업계에서는 우리 기업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노바백스, 모더나에 이어 독일의 큐어백 백신까지 위탁 생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독일 큐어백 백신은 변이 바이러스에 적용이 수월한 mRNA(메신저리보핵산) 방식의 백신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하스 대표와 화상으로 만나 “큐어백이 변이 바이러스 대응이 가능한 2세대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운을 띄운 후 한국 기업들의 우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소개했다.

그러자 하스 대표는 “바이러스는 국경을 초월해서 퍼지기 때문에, 독일과 유럽을 넘어서 세계 전역의 제약회사와 포괄적 네트워크로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은 최고 수준의 유수 제약회사들이 많기 때문에 협력의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향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생산 거점으로 한국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청와대는 “하스 대표가 한국의 백신생산 능력의 우수성에 공감하였으며, 글로벌 백신 허브 정책에 관심과 지지를 표명했다”고 했다.

제약 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번 문 대통령과 큐어백 대표 간의 화상 면담을 계기로 큐어백이 코로나 19백신을 한국 바이오기업이 위탁생산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도 백신 협력을 언급했고,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mRNA 기술 보유 백신회사들과 (한국과의 협력을)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큐어백이 개발하는 mRNA백신은 최첨단 방식으로 만들어져, 기술적인 수요가 높다. 반대로 큐어백은 화이자와 같은 다국적 대형 제약사와 비교하면 기업 규모가 작아 전세계에 백신을 공급하려면 위탁생산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큐어백이 제조하는 백신은 초저온 냉동보관을 해야 하는 화이자, 모더나 백신과 달리 냉장보관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큐어백은 이르면 이달 중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이르면 올해 3분기 조건부 허가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큐어백은지난해 11월 유럽연합과 최대 4억5000만 회분의 백신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독일과는 2000만 회분 공급계약을 따로 맺었다. 이 회사는 유럽 내 지역 백신 공급을 위해 독일 렌트슐러바이오파마, 프랑스 파레바 등 유럽 업체들과 CMO 계약을 맺고 생산을 맡겼다.

큐어백이 유럽 바깥 지역으로 공급망을 넓히려면 추가 생산기지를 마련해야 하지만 대형 제약사인 화이자와 달리 자체 대규모 생산시설이 없다. 업계에서는 큐어백이 백신 공급 시장으로 아시아를 겨냥해, CMO기지도 아시아 지역에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을 제외하면 백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을 둔 나라가 많지 않다. 거기에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에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것도 큐어백이 국내 기업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꼽힌다.

큐어백의 코로나19 백신 CMO를 따낼 역량이 있는 국내 제약 기업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에스티팜 등이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 백신 생산 경험이 없지만, 최근 미국 모더나와 백신 포장 및 병입(DP) 계약을 맺고 원액 생산 준비에도 들어갔다모더나 백신의 유통을 맡은 GC녹십자도 백신 생산 역량을 갖췄다. 지난달 mRNA 백신 원료의약품 생산 설비를 완공한 에스티팜도 후보군에 들어간다. 에스티팜은 mRNA 합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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