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국방예산, 중국의 5.6배…핵탄두는 20배에 달해"
"한 나라가 천하 호령하는 시대 지나…미국 병 가볍지 않아"
나토 회원국 정상들과 친교 다지는 바이든 |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김윤구 특파원 =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하며 견제에 나서자 중국이 "위협론을 과장하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사절단 대변인은 15일 홈페이지에 나토의 공동성명에 대한 기자 문답 형식의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시종일관 방어적인 국방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국방비 예산이 나토에 비해 적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변인은 "중국의 올해 국방비 예산은 2천90억 달러(233조5천700억 원)인 데 반해 나토 30개국의 올해 군비 총액은 1조1천700억 달러(1천307조5천900억 원)"라며 "이는 전 세계 군비 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중국의 5.6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대체 누구의 군사 기지가 전 세계에 퍼져있고, 누구의 항공모함이 사방에서 무력을 과시하는지 세계인들이 똑똑히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핵무기와 관련해서도 "나토 회원국의 핵탄두 수는 중국의 20배에 달한다"며 "중국은 핵이 없는 국가와 지역에는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나토 회원국도 이런 약속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대변인은 자국을 '구조적인 도전'으로 규정한 나토의 공동 성명을 언급하며 "우리는 누구에게도 구조적인 도전을 하지 않겠지만, 누군가 우리에게 구조적인 도전을 한다면 무관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아울러 "나토가 중국의 발전을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중국 위협론을 중단할 것을 충고한다"며 "중국의 정당한 이익과 합법적 권리를 정치적 조작이나 대립 조성에 사용하지 말고, 대화와 협력에 힘을 쏟고 국제사회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나토의 공동성명을 놓고 "소집단을 만들어 진영간 줄서기를 강요하는 것은 역사의 조류에 위배되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나토 정상회의서 다정히 대화 나누는 바이든·존슨 |
자오 대변인은 "나토는 회원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의 방위비 지출을 요구했지만 중국의 국방비는 GDP의 1.3%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9년 나토군의 유고슬라비아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 사건도 거론하며 "나토가 중국 인민에게 빚을 진 것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의 성명은 주요 7개국(G7)이 정상회의 후 공동성명에서 대만,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홍콩 문제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집중 견제한 뒤 나왔다.
자오 대변인은 G7을 향해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미국을 겨냥해 "한 나라나 국가 집단이 천하를 호령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은 병이 들었으며 그 병은 가볍지 않다. G7은 미국을 진찰하고 처방전을 써줘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열리는 미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과 EU는 제도적 라이벌이 아니라 전면적 전략 파트너"라고 강조하면서 EU를 끌어당기려고도 애썼다.
자오 대변인은 "미국과 EU는 (중국에 대한) 이익이 불일치한다. EU는 독립적이며 EU 국가들은 미국의 반중 전차에 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이 G7에 이어 나토 정상과의 회담에서도 중국을 겨냥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압박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잇따른 정상회담은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기 위한 사이비 다자주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위협론은 나토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기능과 메커니즘을 조정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도전은 나토의 새로운 전략적 개념에 포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나토가 미국에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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