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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실험실은 살아있다…로봇이 만든 삼계탕과 레몬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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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계연구원 혁신로봇센터는 지금…로봇기술을 만나다

아이뉴스24

계단극복형 로봇틱 휠체어는 장애물을 만나면 휠이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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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실험실을 찾는 것은 설렌다. 비밀을 찾은 것처럼 신비롭다. 역동성과 치열함, 현장의 어려움도 파악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그동안 연구 현장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15일 대전에는 비가 내렸다. 한동안 뜨거웠던 날씨도 서늘해졌다. 대전에 있는 한국기계연구원 14동 연구동을 찾았다. 현장의 실험실을 찾아 연구원을 만나면 현실을 알 수 있다.

이날 기계연은 그동안 연구하고 성과를 낸 로봇기술을 선보였다.

어떤 것이든 자유롭게 잡고, 사람 손처럼 움직이고, 다리와 팔이 돼 자유롭게 이동하고, 특정 옷을 입었더니 갑자기 힘이 생기고, 농사도 짓고…다양한 로봇기술이 선보였다. 기계연은 올해 혁신로봇센터를 신설했다. 혁신로봇센터는 사람을 위한 기술, 따뜻한 로봇기술을 지향한다.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차세대 로봇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로봇 의족과 의수,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 인간형 핸드와 만능 그리퍼, 자율주행 무인 트랙터 등 최신 연구성과와 함께 차세대 로봇기술 개발을 위한 혁신로봇센터 설립을 발표했다.

2017년 발목형 스마트 로봇 의족 개발에 처음으로 성공한 후 이를 발전시켜 2021년에는 무릎 상단이 절단된 장애인을 위한 무릎형 로봇 의족 프로토 타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이용자의 의도를 인식해 움직이는 로봇 의수, 경사로와 계단까지 자유롭게 오를 수 있는 계단극복형 로봇 휠체어 개발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술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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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연은 무릎형 로봇의족을 개발했는데 1억원대의 외국산보다 값싼 1천~2천만대로 비용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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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형 로봇의족은 발목형 로봇의족 기술을 바탕으로 단순히 체중을 버티는 게 아니라 다양한 보행환경을 인식해 상황에 최적화된 움직임과 힘을 능동적으로 구현해준다. 이를 실제 착용해 본 한 이용자는 “이번에 나온 무릎형 로봇의족은 이전 제품보다 훨씬 편하고 실제처럼 움직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의족을 착용하더라도 자연스러운 보행이 가능하고 다른 관절에의 과부하를 줄일 수 있는 게 이번 로봇의족의 특징이다. 연구팀은 보훈처 산하 중앙보훈병원, 충남대병원과 협의해 무릎형 스마트 로봇의족의 실사용 환경 개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2020년 보훈처와 협력해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6대의 발목형 스마트 로봇의족을 공급한 바 있다. 올해 안에 10대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개발 중인 무릎형 로봇의족도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국가유공자에게 먼저 공급할 계획이다. 가격도 외국산의 7천만~1억원대의 값비싼 것보다 훨씬 저렴한 1천만~2천만대로 낮췄다. 정부 지원을 고려하면 매우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기계연은 국내 최초의 로봇 의수 개발도 추진한다. 사람 손과 비슷한 로봇의수 시작품 개발도 마쳤다. 로봇의수는 국내에서 개발한 의수 중 가장 가벼우면서 물체의 형상에 맞춰 손가락의 형태가 변화하는 장점이 있다. 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분석해 절단 환자가 원하는 손동작으로 로봇의수를 제어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2025년까지 상용화할 예정이다.

고령화 시대에 증가하고 있는 노약자와 고강도 노동자를 위한 웨어러블 로봇 ‘근육 옷감’도 개발했다. 실처럼 가는 형상기억합금을 옷감처럼 직조해 만든 신개념 웨어러블 로봇기술이다. 노인, 장애인과 같은 신체 약자뿐 아니라 택배 노동자나 돌봄 노동자와 같은 고강도 신체 노동자들을 위해 스파이더맨의 슈트처럼 착용하면 힘을 낼 수 있는 근력 보조 기술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언택트 문화의 확산에 따라 사람 사이의 접촉 없이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로봇기술을 실현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추진한다.

기계연의 만능 그리퍼와 인간형 로봇핸드 기술은 비대면 사회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만능 그리퍼는 커피잔부터 생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상과 크기의 물체를 대상에 구애받지 않고 다룰 수 있다. 인간형 로봇핸드는 분무기로 물 뿌리기, 가위질, 피아노 연주 등 역시 기존의 로봇 손으로는 어려움이 있었던 정교함과 힘을 동시에 갖춘 기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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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그리퍼가 삼계탕 만드는 것을 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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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실험실에서는 실제 만능 그리퍼가 냄비를 가스레인지 올리고 이어 손질된 닭을 냄비에 넣었다. 그리퍼는 그 다음에 대추와 밤을 직접 집어 냄비에 넣었다. 마지막으로 생수병을 집어 물을 부으면서 삼계탕 준비가 끝났다. 삼계탕뿐 아니라 레몬주스도 만능 그리퍼가 척척 만들어냈다.

만능그리퍼는 어떤 물체를 움켜쥐더라도 해당 물체의 형태와 완벽히 일치하도록 변형되고, 파지 후에는 다시 단단하게 강성이 변화돼 새로운 물체를 잡을 때마다 그 물체의 파지를 위해 특수 제작된 그리퍼처럼 동작한다.

비대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많은 사업장에서는 모바일 로봇이 수행해야 할 작업의 종류가 매우 다양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많은 종류의 모바일 로봇이 필요하다. 기계연은 이러한 다양한 모바일 로봇의 수요에 대응하여 이동 모듈, 센서와 제어 모듈, 작업 모듈 등을 원하는 용도에 따라 레고 블럭처럼 자유롭게 쌓아서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의 모바일 로봇을 구성할 수 있는 모듈형 모바일 로봇기술도 개발했다.

여기에 농업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생산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업용 자율주행 트랙터 기술도 개발됐다. 트랙터의 특성을 반영한 경로 추정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노면 상태 예측이 힘든 토양에서 직진주행 평균 오차를 10cm 이내로 달성했다. 위성항법시스템(GPS)과 비전 센서 만으로 기존 센서와 유사한 성능을 얻을 수 있는 센서 융합 정밀 위치추정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자율주행트랙터 구현에 필수적 관성항법 솔루션을 기존과 비교했을 때 역 5분의 1 가격에 달성했다.

기계연은 지난 4월 혁신로봇센터(센터장 박찬훈)를 설치했다. 혁신로봇센터는 로봇부품부터 협동로봇, 로봇지능, 물류로봇, 장애인용 로봇, 의료로봇, 필드로봇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수준 높은 연구팀과 연 성과를 하나의 싱크탱크에 담아 개발된 기술들이 유기적으로 융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박찬훈 혁신로봇센터장은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 기획 단계부터 개별 요소 기술을 유기적으로 융합하고 성과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체계를 만들 것”이라며 “연구 협력의 폭을 넓히고 실용화 기반을 다지며 미래 로봇 사회 구현에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진 기계연 원장은 “기계연의 로봇기술 개발 방향은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를 위한 따뜻한 로봇기술 개발이라는데 큰 차별성이 있다”며 “연구 방향성을 더 강화해 출연연구기관으로서 사회적 가치실현과 노령화, 비대면과 같은 미래사회에 필요한 로봇기술 개발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 설명회가 끝날 무렵 비도 그쳤다. 로봇과 인간의 공존이 가능할 것인지는 앞으로 우리가 고민해야 할 숙제이다. 인간이 로봇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고, 무엇을 잃을 수 있을 것인지도 함께 토론해야 한다. 로봇과 인간의 공존은 피할 수 없는 길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어떤 시스템이 인류를 위한 길인지 함께 풀어가야 할 시점에 우리는 서 있다.

◆다양한 로봇기술을 만나다(https://youtu.be/CYi9NgXiM0I)

◆모듈형 모바일 로봇, 자율주행 트랙터를 만나다(https://youtu.be/FCfskGoPfEQ)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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