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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SS인터뷰] '붉은 산수' 이세현 작가 "남북한이 교류하면 미술한류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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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세현 작가.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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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 ‘붉은 산수’ 이세현 작가가 세계 미술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세현 작가는 현재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내 갤러리 한울에서 열리는 ‘한·스페인 예술시선교류’전에서 ‘비트윈 레드 Between Red’ 시리즈를 선보였는가 하면, 스위스 베른미술관에서 개막한 ‘경계 넘기: 지그 컬렉션의 남북한 미술’전에서도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현재 서울 갤러리 구조에서 ‘환영 幻影: 실재와 환상의 사이’ 전시에서는 영화 음악감독 모그와 함께 ‘비트윈 레드’ 시리즈를 선보여 국내 관객들의 관심을 모은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세현 작가를 경기도 파주 작업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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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현, ‘Between Red33’, Oil on canvas two parts, each 250×200㎝ , 2007. 출처|지그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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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어떤 작업을 진행하고 있나.
‘비트윈 레드’ 시리즈를 심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시리즈에 대한 전시 제안이 많다. 더 좋은 작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또한 ‘비트윈 레드’ 시리즈가 아닌 다른 작업을 계획하며 자료 수집 등을 병행하고 있다.

-레드에 골드가 결합된 작품이 눈에 띈다.
오는 7월에 계획된 전시를 위한 작업이다. 유명 주얼리 브랜드와 현대회화 작가들의 콜라보 전시다. 붉은 산수 위에 금박을 입혀 추상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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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현 작가.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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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베른미술관 전시가 화제다.
현재 베른미술관에서 전시된 작품을 보고 해외 관람객들이 인스타로 메시지를 보내온다. 해외 전시 관계자들이 전시를 본 후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컬렉터들이 작품을 구매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해외 관람객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줘 고맙게 생각한다.

-서울 전시도 인기다.
무척 평이 좋다. 네이버 전시 검색 순위 1위에 올라있는가 하면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다녀가서 글을 올리기도 하면서 더 화제가 되었다.

-작가면서 동시에 셀럽이다. 여러 유명인들과 그림으로 교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제 작업을 좋아해주는 분들이 작업실에 찾아오셔서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있다. 조여정씨는 제 작업을 두 점 구입한 것이 인연이 돼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완선씨는 그림을 그리면 내가 봐주고 있다. 진지하고 꾸밈없는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응원하고 있다.

-후배 화가들에게 전시를 열어주는 등 선배로서 귀감이 되고 있다.
작가의 길이 어려운 길이다. 저 역시 어렵게 그림을 그려 여기까지 왔다. 마흔살까지 무명이었고 그림이 팔리지 않아 힘들었다. 제 자신이 잘나서 여기에 온 게 아니라 시기별로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서 가능했다. 그런 것에 고마움을 느끼며 도움이 필요한 젊은 후배 작가들에게 힘을 주고 싶어 시작한 일이다. 작가에게 작업이 물론 중요하지만 작가로서 관계돼있는 사람들과 좋은 일을 만들고 선한 영향력을 주고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공동체를 위해 하고 싶다.

-‘붉은 산수’ 작가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또 넘어서야 한다는 고민도 클 듯하다.
‘붉은 산수’ 작가로 불리면서 항상 받는 질문이다. 런던에서 유학하고 귀국해서 2년 정도는 다른 작업을 했다. 그때는 작가가 작업을 바꿔나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붉은 산수’ 시리즈를 더 해야할 의미를 발견해 계속 하게 되었고 ‘붉은 산수’로 유명해지게 됐다. ‘붉은 산수’로 유명해졌지만 다른 작업도 늘 고민하고 있다. 변화를 생각하고 있기에 자연스러운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믿는다. 새 작업을 하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하고 더 중요한 것은 자본이다. 예술가도 인간이기 때문에 자식도 키워야 하고 부모도 봉양해야 한다. 가난해야 예술한다는 건 낭만적인 생각이다. 한국 미술 제도가 중견 작가들에게 지원하고 후원해주는 제도가 없다. 중견작가는 자기가 알아서 생계하고 작업해야 한다. 좀더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도모하려고 한다.

-하반기 전시 계획은?
11월 독일 개인전이 잡혀있다. 그 전시를 위해 전시준비에 몰입하고 있다. 또 새롭게 문을 여는 갤러리의 개관전이 하나 있다. 그밖에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시를 하게 될 예정이다. 코로나로 미뤄졌던 해외 전시가 조금씩 진행되는 분위기다.

-미술 한류의 움직임에 대해 자평한다면?
K팝으로 한국이 문화적 대세로 떠올랐다. 이에 비해 미술은 주목받지 못했는데 한국미술이 세계적으로 에너지를 폭발하는 건 남북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남북이 자유롭게 왕래하게 되면 북한미술과 더불에 한국미술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될 것으로 본다. 이번 스위스 베른미술관에서 개최한 남북한 미술전시가 자극제 역할을 한 것 같다. 문제는 담론이다. 아트페어는 활성화됐지만 전시나 기획은 오히려 위축됐다. 역동성이나 실험정신 등은 줄었다. 이런 때일수록 자기 삶의 고민이 녹아있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등불이 될 수 있는 작품을 하는 작가가 많이 나와야 한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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