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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G7 정상회담

[사설] G7의 중국 견제와 북한 압박, 냉엄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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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제질서·인권 무시해 비판받아

정부, 국제기류 피부로 느끼고 대처해야

중앙일보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13일 폐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의 주요 내용. 12일 찍은 기념 사진(위)은 앞줄에서 왼쪽으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ㆍ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그제 영국 콘월에서 폐막한 G7 정상회의는 중국 견제와 북한 비핵화, 코로나19와 기후 등이 핵심 키워드였다. 북한 비핵화와 기후 문제를 제외하면 대부분 중국에 비판적인 내용이었다.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에 의한 동·남중국해 긴장 고조에 대한 비판, 신장지구 인권 존중과 홍콩 자치권 허용, 대만해협 안정, 중국에서 시작됐다고 보는 코로나19 기원 2단계 조사 등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안해 합의한 ‘더 나은 세계 재건(B3W·Build Back Better World)’도 중국 견제용이다. B3W는 저개발국을 위한 글로벌 인프라 건설 협력 파트너십 구축인데, 중국이 돈으로 저개발국을 포섭해 옥죄는 것을 막자는 차원이다. 중국에 대응하는 서방 외교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도 비슷하다.

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공동성명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반중(反中) 연대가 국제 기류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 회의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게스트로 참석했다. 선진국 모임인 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성명이 나온 것은 중국의 비정상적인 행태가 원인이다. 서방 선진국들은 중국이 선의에 의한 경쟁을 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으며, 강압적인 팽창 전략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공해상을 강제적으로 점령하면서 주변국에 피해를 주고 있다. 또 홍콩과 신장 등에서 인권을 억압하고, 기술 탈취에 국제금융시장까지 교란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G7은 중국의 이런 행동이 국제 질서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도전 행태는 미국 등 G7 국가는 물론 대한민국 헌법적 가치와도 맞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는 중국을 상대로 원칙을 지키면서도 정교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서방 선진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이번 회의에 참석한 문 대통령도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혹여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어물쩍 넘기려 해서도 안 된다. 물론 중국이 이웃 나라인 데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사드 보복 때처럼 중국 눈치를 보면 동맹인 미국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번 G7 정상회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빠진 북한 비핵화와 인권 문제도 언급했다. 북한이 핵·탄도미사일을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으로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지지한 것이다. 정부는 북한에 비핵화를 다시 한번 촉구하기 바란다. 북한도 비핵화에 화답해야 한다. 아쉬운 점은 한·일 정상회담 무산이다. 문 대통령과 일본 스가 총리의 만남은 1분가량의 인사말로 끝났다. 강제징용 등 현안에 대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이제 정부 차원에서 먼저 대안을 마련할 때다. 그래야 현안을 해결하고, 양국 관계도 개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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