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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탈피·호남과 동행…36세 이준석 '보수 공식' 다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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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돌풍' 정치권 강타 (下) ◆

매일경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내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희생자 유족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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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가에 바람을 몰고 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당 소속 의원들과 상견례 차원에서 가진 첫 의원총회에서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40%를 돌파했다는 결과가 많다"며 "우리 당 중심의 야권 대통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 안팎의 풍성한 대선 주자군과 함께 문재인정부와 맞설 빅텐트를 치는 데 제 소명이 있다. 어느 순간에도 그 소명의식과 목표만은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헌정 사상 최초로 30대 당수가 된 이 대표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내년 3월 대선 승리를 위해 어떤 노선을 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표 선출 후 지난 사흘간 그의 행보를 보면 이준석표 집권 플랜의 일단을 읽을 수 있다. △기존 정치권의 꼰대 문법 탈피 △약자 및 호남과 동행 △안보는 더 보수답게로 요약된다.

관용차 대신 지하철과 '따릉이'를 타고 출근한 것, 자신보다 스무 살 이상 많은 정당 대표(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번개'를 친 것 등은 여의도 문법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공식 첫 일정을 대통령들이 안장된 국립현충원이 아닌 천안함 용사들이 묻힌 대전현충원으로 잡은 것은 안보 문제에 있어선 보수 색채를 버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히고, 곧이어 광주를 방문해 최근 붕괴 사고 현장을 챙긴 것은 약자, 그리고 호남 동행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파격 행보는 MZ세대는 물론 기존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대표는 14일 취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희생자 등의 묘역과 광주 철거현장 붕괴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오후엔 다시 서울로 돌아와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내년 3월 대선에서의 정권교체 과제를 안고 출범한 만큼 이날 하루 동안 서울, 대전, 광주를 오가는 광폭 행보로 자신의 집권 플랜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주말엔 당 밖의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도 일찌감치 접촉하며 '반문 빅텐트' 구축을 위한 전초전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가 행하는 파격은 새로움을 넘어 여의도의 새로운 표준이 돼야 한다"며 "변화에 대한 두려움보다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헌정 사상 최초의 30대 원내정당 대표로서의 '파격행보'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특히 전날 당대표 관용차 대신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국회에 출근한 모습이 화제가 된 것에 대해 "그렇게 큰 이슈가 될 줄 몰랐다. 정치인 한 명이 타는 모습이 처음 주목받은 게 오히려 놀랍다"며 "젊은 세대에겐 친숙하지만 주류 정치인에겐 외면받았던 논제들을 적극 다루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최고위에 참석하며 직접 들고 온 검은색 노트북에는 '내가 초록 태릉을 지키는 시민이다'라는 한 시민단체의 슬로건 스티커가 붙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정부가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용지에 아파트 1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부동산 대책에 반대하는 의미로, 지난해 한 시민단체에서 이 대표에게 스티커를 줘 붙여둔 것이라고 한다. 이날 오전엔 당 지도부와 함께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보수의 전통 가치인 안보·보훈의 의미를 기렸다. 여야 당 대표는 통상 전직 대통령의 묘소가 있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국립서울현충원에 참배하며 임기를 시작하는데, 대전의 현충원을 첫날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곳에는 천안함 희생 장병과 제2연평해전 전사자, 마린온 헬기사고 순직 장병 등의 묘역이 있다.

이 대표는 묘역을 차례로 참배하면서 천안함 희생 장병의 유족과도 만났다. 유족으로부터 '아이들 아버지의 명예를 지켜달라'는 말을 듣고 눈물을 쏟기도 했다. 이어 유족에게 "지난 10년간 문제 해결을 못해서 죄송하다.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에 대해 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보수 정당으로서 안보에 대해 언급은 많이 했지만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보훈 문제나 여러 사건·사고 처리에는 적극적이지 못했던 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후 최근 17명의 사상자를 낸 철거 건물 붕괴사고의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보수정당 대표가 임기 첫날부터 광주를 찾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호남으로의 외연 확장 의지가 읽힌다. 그는 "전임 지도부가 지금까지 하신 것처럼 역사와 과거에 겸손한 자세를 보이는 것부터 호남 젊은 세대와 미래를 같이 이야기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가까운 미래에 당 차원에서 호남 미래 세대와 지역 발전, 일자리 문제 등을 논의하겠다. 그 행보는 굉장히 구체적이고 적극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관련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에 불출석하는 것에 대해 "전 전 대통령이 재판에 불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언행이 연일 주목받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다고 평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가 주장하는 변화는 안정적 기조를 바라는 기존 당내 주류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며 "당에 쇄신 바람을 불러일으키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도 "세대 교체의 큰 흐름은 보여줬지만 아직까지 정치 리더로서 화두와 비전은 정리가 덜된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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