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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선의의 경쟁이 불지핀 혁신…카카오, 네이버 시총 장중 첫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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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카카오가 14일 한때 네이버를 제치고 국내증시에서 처음으로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카카오 주가는 14일 오전 코스피 시장에서 전날보다 4.06%(5천500원) 상승해 시총이 62조5941억원으로 불어나 네이버(62조5844억원)를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이 카카오와 네이버 주가를 비교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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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시가총액이 장중 한때 사상 처음 네이버를 넘어섰다. 1년 전 17조원에 이르던 격차를 좁히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인터넷 분야 양대 빅테크 기업이 경쟁하며 혁신,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으로 관련 산업과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카카오는 14일 오전 한때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를 제치고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장중이지만 카카오가 네이버를 제친 것도 시총 3위에 오른 것도 처음이다.

카카오는 이날 오전 9시 10분께 전날보다 4.06%(5500원) 상승한 14만1000원에 거래됐다. 카카오 시가총액은 62조5941억원으로 네이버 62조5844억원을 넘어섰다. 장 마감 기준으로 네이버가 카카오와의 시총 격차를 약 3000억원으로 다시 벌렸지만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수준이다.

카카오 주가 약진은 자회사 상장과 확장성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올해 안에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를 상장할 계획이다. 두 회사 모두 핀테크 산업에서 선두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손해보험 예비 인가도 획득했다.

택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분야 강자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두 곳 역시 해당 산업에서 시장 지배력이 높은 사업자다.

카카오는 네이버에 뒤진 분야의 하나인 이커머스 사업의 만회도 노린다. 카카오는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를 본사에 합병하는 안을 의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말 카카오커머스를 분사한 뒤 다시 본사와 합치는 것이다. 네이버를 비롯해 쿠팡 등 핵심 사업자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의 약진은 모바일 플랫폼 확장성을 증명했기 때문”이라면서 “카카오가 핀테크·모빌리티·콘텐츠 사업에서 기업·소비자간거래(B2C)는 물론 기업간거래(B2B)까지 영역을 늘리며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시총 경쟁은 인터넷, 스타트업 생태계 자극제로 여겨진다. 두 회사는 기존 포털과 메신저를 넘어 최근에는 콘텐츠·이커머스·핀테크 산업에서도 큰손으로 떠올랐다. 굵직한 인수전에 유력 사업자로 오르내리며 판을 키웠다.

기술기업 투자도 두 회사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분야다. 네이버는 스타트업 지원 조직을 통해서만 6년 동안 400억원을 초기 기술기업에 투자했다. 카카오도 지난 수년간 록앤올(옛 김기사, 현 카카오내비), 카카오게임즈(옛 엔진), 크로키닷컴(지그재그 운영사) 등 유망 기술기업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창업 열기를 북돋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중소상공인 동반성장 지원과 창업플랫폼 제공에도 나란히 주력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스마트스토어로 중소상공인의 자금, 인터넷 창업공간을 지원한다. 카카오는 톡스토어, 메이커스를 통해 소자본 창업 수요에 대응했다. 코로나19로 위기에 몰린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활로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로운 분야에서 경쟁도 이어진다. 카카오는 최근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했다. 경기 안산시에 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네이버는 강원 춘천시의 '각'에 이어 세종시에도 대형 데이터센터를 만든다. 인력 고용은 물론 인공지능(AI) 솔루션, 클라우드 등 자사 첨단 인프라를 개방해 중소·중견기업 사업을 돕는다.

두 회사는 웹툰·웹소설과 케이팝 등에서도 격돌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로 진출하는 관문 역할을 수행했다.

최재홍 강릉원주대교수(전 카카오 사외이사)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우리 기업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가 될 뿐만 아니라 구글 등 거대 플랫폼으로부터 국내 기업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이후 두 기업 관계와 활동은 경쟁보다 상호협력에 가깝게 정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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