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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콩국수 여덟 그릇 주세요" 두 테이블에 두런두런 모인 동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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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15개 시군 사적 모임 '8인까지' 허용…7월 초까지 3주간 적용

연합뉴스

오랜만에 함께 하는 점심
[촬영 이종건]



(양양·태백·철원=연합뉴스) 이종건 배연호 이재현 양지웅 기자 = "날씨도 더운데 오늘 점심은 콩국수 드시러 가시죠."

14일 오전 강원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김모(43)씨는 점심시간을 앞두고 동료들과 콩국수로 메뉴를 정했다.

메뉴 정하기 외에 다른 고민거리는 없었다. 사적 모임이 이날부터 8명까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김씨 일행은 예약한 식당에 들어가 "콩국수 여덟 그릇 주세요"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비록 두 테이블 사이를 막은 아크릴판은 치우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동료들과 두런두런 모여 먹는 식사가 참 고소했다.

당연했지만 낯설어진 점심 풍경이 이날 도내 곳곳에서 펼쳐졌다.

강원도가 14일 오전 0시를 기해 춘천·원주·강릉을 제외한 15개 시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1단계'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구 10만 명 이하인 도내 15개 시군에서는 사적 모임 제한이 4명에서 8명으로 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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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α' 모임 가능 안내문 붙인 중식당
[연합뉴스 자료사진]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 상권을 돕고자 시·군청 공무원들은 함께 모여 식당으로 향했다.

그동안 계속된 보직 이동, 승진 등 잦은 인사에도 모임 제한 때문에 송별회, 환영회 등 회식을 열지 못했던 태백시청 공무원들은 이날부터 약속 잡기에 분주했다.

총무과, 소통감사담당관, 기획예산담당관 등 여러 부서에서 오랜만에 모든 동료와 반가운 점심을 가졌다.

이승훈(41)씨는 "오늘 직원 7명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며 "예전에는 4명까지만 함께 할 수 있어서 팀원들을 4명씩 나눠 다른 식당을 찾아가야 했으나 이제는 모두 함께 점심을 먹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동안 단체 손님 발걸음을 돌려세우며 속앓이를 해온 식당 주인들도 한시름 놓은 표정이다.

이날 점심 예약을 받는 목소리도 평소보다 밝았고, 손님을 맞는 표정도 미소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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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준비하는 음식점 관계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양양군 양양읍에서 식당을 하는 김연숙(37)씨는 "4명 이상 손님을 받지 못하고 테이블도 거리를 띄워 식당은 식당대로 손해가 컸고 손님은 손님대로 불편했다"며 "그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다행히 오늘부터 8명까지 모임이 가능하다고 하니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첫날 점심이라 그런지 당장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지만 나름대로 기대가 크다"며 "저녁에도 많은 손님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구 10만 명 이하 시군을 대상으로 한 이번 시범 개편안은 이날 0시부터 오는 7월 4일 24시까지 3주간이다.

박동주 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시범 개편안을 앞서 시행하면서 사적 모임 제안 인원수를 완화한 경북 등 타 시도의 추이를 지켜보면 지역 경기 활성화가 가시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적 모인 인원을 완화하게 되면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다소 느슨해지는 만큼 해당 시군은 더욱더 세밀하고 엄격한 방역 활동을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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