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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스가 "나라간 약속 안 지켜…한일 정상 만날 상황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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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폐막 후 기자회견서 강경 태도 보여

문 대통령과 두번 만남도 '평가 절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 등과 관련해 "국가 간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그런(정상회담을 할)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강경한 태도를 드러냈다. 영국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문재인 대통령과 두 번 인사를 나눈 데 대해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앙일보

12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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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폐막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한국을 겨냥해 이같이 발언했다. 그는 강제 징용 판결, 위안부 문제 등 양국 갈등 사안에 대해 "한국 측의 움직임 때문에 한일 관계가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한국이 (해결을 위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이후 한일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리더십을 발휘해 문제를 확실해 해결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한일 정상은 12일 G7 회의장에서 첫 대면을 해 인사를 나눴고 같은 날 만찬장에서도 1분가량 대면했지만 공식 혹은 약식 회담은 갖지 못했다.

스가 총리는 G7에서 두 차례 문 대통령과 대면한 것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이) 같은 회의장에서 인사하러 와 실례가 되지 않게 인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비큐(만찬) 때도 (문 대통령이) 인사하러 왔다"고 덧붙여 만남의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이번 G7 회담에서 미국의 주도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란 예측도 나왔으나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 정상과의 일정을 우선시한 것 같다며 "삐걱대는 한일관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G7이 열리기 전부터 한일 정상의 만남에 대해 "한국이 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회담은 어렵다"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스가 총리의 이번 발언은 강제 징용 및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서 일본이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한일 정상이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가 총리의 이런 강경한 태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이 지지층인 보수 세력 결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도쿄의 한 외교소식통은 "가을 전 중의원 선거, 자민당 총재 선거가 끝날 때까지 스가 정부는 현재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대로라면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한일 간 화해 무드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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