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대신 독수리, 방사능 따르는 시바견···'최후의 G7' 비꼰 中

‘최후의 만찬’으로 G7 패러디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폐막 성명을 통해 중국의 인권 탄압과 대만과의 갈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정면으로 비판한 가운데 참가국 정상들을 동물로 비꼰 정치 풍자화가 중국에서 화제다.

12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유명 만화가 반퉁라오아탕(半桶老阿湯·Bantonglaoatang·필명)이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최후의 G7(The Last G7)’이 공개됐다.

해당 그림은 원작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동물을 합성한 작품으로 미국,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독일, 프랑스, 호주, 인도 등 9개국이 등장한다.

예수의 얼굴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를 그렸다. 독수리 앞에는 화장지로 달러를 찍어내는 지폐 인쇄기가 놓여져 있다.

미국의 왼편에는 이탈리아 국기 모자를 쓴 늑대가 위치해 있다. 이 늑대는 양팔을 들고 독수리에게 “아니오”라고 말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이탈리아가 G7 중 유일하게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했지만 미국을 배신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모습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늑대 옆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시바견이 있다. 이 시바견은 방사능 표시가 보이는 주전자에서 초록색 음료를 따라 다른 동물들에게 주고 있다. 이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호주를 상징하는 캥거루는 중국 국기가 새겨진 영양제를 맞고 있지만 곧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일대일로, 신장위구르 인권탄압 등을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운 호주가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의존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맨 왼쪽에는 독일을 대표하는 매가 그려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2018년 G7 정상회의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맞서 취했던 포즈를 빗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오른쪽에는 사자(영국), 비버(캐나다), 수탉(프랑스)이 위치했다. 빨간 망토를 걸친 비버는 인형을 손에 쥐고 있는데 이는 캐나다에 억류된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탁자 끝에는 인도를 상징하는 코끼리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도와달라(Help Me)’고 호소하고 있다. 코끼리가 마시고 있는 노란 물은 소의 오줌이다. 인도에서는 ‘소의 분뇨를 먹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다’는 황당무계한 속설이 퍼지고 있음을 조롱했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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