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천억 달러' 약속에 "이미 2020년 달성에 실패한 목표치" 지적
빈국들 "기후위기 일으킨 장본인이 부국들…크게 실망" 항변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주요 7개국(G7)이 저소득 국가의 배출가스 감축을 돕는 데 매년 1천억 달러(약 112조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정작 저소득 국가와 환경보호 단체들은 "쥐꼬리 수준의 지원을 재탕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는 이미 2009년 약속한 1천억 달러 지원을 아직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재차 꺼내든 계획인데다, 규모마저 저소득 국가의 실정과는 동떨어진 턱없이 부족한 액수라는 것이다.
지구촌 빈곤 및 불평등 퇴치 단체인 액션 에이드의 테리사 앤더슨은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G7은 기존 1천억 달러 목표를 재확인한 것으로, 이는 위기의 시급함이나 규모와는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에 G7 정상들이 내놓은 계획은 저소득 국가의 탄소 감축을 돕는 데 2025년까지 매년 1천억 달러 지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앞서 2009년 코펜하겐 합의에서 G7을 포함한 선진국들이 2020년을 목표로 제시한 액수와 같은 것이다.
당시 이 목표는 코로나19 사태 등이 겹치면서 달성되지 못했다.
기후 대응 네트워크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세계 부국 정상들이 이번에는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기를 기대했었다"고 꼬집었다.
특히 저소득 국가들은 정작 지구온난화 위기를 만든 주범인 부국들이 턱없이 부족한 액수를 제시했다며 강력 항의했다.
파키스탄의 기후 정책 장관인 말리크 아민 아슬람은 "G7의 발표는 이미 현실화한 대재앙을 감안하면 말그대로 쥐꼬리 수준"이라며 "일찌감치 기후변화에 예산 지출을 확대해온 파키스탄 같이 취약한 나라들에는 큰 실망감을 던졌다"고 비판했다.
이들 저소득 국가는 기후 위기를 일으킨 장본인이 부국들이라고 지목하고,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국가 부채가 쌓인 상황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저탄소 시설 등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항변했다.
세부 내용을 봐도 G7 발표가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고 환경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G7은 2025년까지 석탄 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해외 석탄에 대한 투자도 종결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정작 석탄 연료의 신규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은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석유 변화' 관계자는 "G7은 저명한 경제학자, 에너지 전문가, 시민단체들이 요구했던 것은 외면했다"고 말했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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