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웨이보에 등장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풍자화. 왼쪽부터 독일(검은 독수리), 호주(캥거루), 일본(시바견), 이탈리아(늑대), 미국(흰독수리), 영국(사자), 캐나다(캐나다), 프랑스(수탉), 인도(코끼리)가 자리 잡고 있다. / 사진=중국 웨이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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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 11일부터 사흘 간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마무리된 가운데, 회의에 자리한 주요국 정상을 동물에 빗대 풍자한 그림이 중국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 G7이 사실상 반중 정서에 기초해 진행됐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3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살펴보면, 유명 그래픽 아티스트 ‘반퉁라오아탕’(필명)이 르네상스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그림이 올라와있다. 작품명은 ‘최후의 G7’. 본래 예수가 있어야할 자리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가 앉아있다.
예수의 제자 ‘12사도’ 자리도 각기 나머지 참가국으로 채웠다. 다만 12개국이 아닌 초청국 호주와 인도를 포함한 8개국이다. 미국 왼쪽에는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늑대가 있다. 고대 로마제국을 세운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레무스가 늑대 젖을 먹고 자랐다는 신화에 기인했다. 이 늑대는 양 손바닥을 미국에 내보이고 있는데, ‘아니다’란 부정의 뜻을 내비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가 G7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사업 ‘일대일로’에 참여했음에도 미국을 향해서는 배신이 아님을 강조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일본은 방사능 표시가 그려진 주전자에서 초록빛 음료를 따르고 있는 시바견으로 그려졌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을 비꼰 것이다.
호주를 나타내는 캥거루는 중국 국기가 새겨진 영양제를 맞고 있는데 곧 떨어질 위기에 놓여있다. 중국의 일대일로, 신장위구르 인권탄압 등에 날을 세운 호주가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의존하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오른쪽에는 사자(영국), 비버(캐나다), 수탉(프랑스)이 있다. 탁자 아래에는 인도를 상징하는 코끼리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도움을 요청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특히 이 코끼리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소의 오줌인 듯한 노란 액체를 마시고 있다. 세계 2위 코로나19 감염국인 인도에서 ‘소의 분뇨’가 코로나19 예방책이라는 황당한 속설이 확산하고 있는 점을 조롱한 것으로 보인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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