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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가 감정쓰레기통 취급"…'젊은 꼰대' 전락한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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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해우소]"할 줄 아는 게 뭐야"…IT·스타트업도 갑질 만연

수평적 조직? 일반기업과 다를 바 없어

법 만들었으니 끝났다? 문화 차원의 시각에서 접근 필요해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네이버 직원이 최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후 상대적으로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내세운 IT(정보기술)기업,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에서의 갑질 피해가 재조명되고 있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일수록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아 부당 노동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데일리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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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이라더니…‘직장 갑질’ 판친다

스타트업 회사에 다니다 퇴사한 A씨는 대표의 갑질을 견디지 못해 회사를 나왔다. 입사하자마자 지원했던 것과 다른 제작 영상 업무를 하게 된 A씨에게 사수는 “그런 능력으로 어떻게 여기에 입사했느냐”고 다그쳤다.

A씨는 사수에게 다른 직원들 앞에서 무능하다며 모욕을 받은 적이 여러 번이지만 임직원이 20명도 안되는 작은 스타트업에서 이런 문제를 상의할 사람도 없었다. 관련 조직도 없어 속으로 울분을 삼켜야 했던 A씨는 스트레스에 잠을 이루지 못해 입사 두 달 만에 불면증 약을 처방받았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A씨는 “대표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른다”며 “대표의 감정 쓰레기통 취급을 당하며 그만둔 직원만 여럿이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직원에게 대표이사의 갑질에 대해 말하니 ‘대표가 원래 좀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면서 “연봉결정, 인사권 등 전부 대표가 갖고 있어 퇴사 말고는 답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IT업계에 종사했던 B씨도 “스타트업 회사에서 일하다 대표에게 2개월간 괴롭힘을 당하고 해고됐다. 오전 8시에 출근해 점심시간도 없이 밤늦게까지 일했고 휴일에도 출근했다”며 “스타트업 회사는 이래도 되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직장 문화가 수평적이고 민주적이라고 알려진 스타트업에서도 ‘직장 내 갑질’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최근 네이버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고 카카오 임원의 폭언 사실이 폭로된 것을 계기로 스타트업 내 갑질 신고 사례를 공개했다.

“능력주의 빠진 스타트업·IT기업”

실제로 갑질 피해 구제 방법은 규모가 작을수록 열악하다.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등 각종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 보니 직장인 커뮤니티 등 온라인상으로 고발하는 것도 여의치 않은 경우가 다반사다.

A씨는 “큰 기업들의 경우 조직구성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SNS 등에 해당 사실에 대해 폭로하면 주목을 받을 수 있지만 스타트업은 그런 경로도 막혀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풍토는 빠른 성장 과정에서 성과만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IT업계의 수직적 문화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주요 IT 정보통신, 게임업체들이 초고속 성장 과정에서 성과주의 실적 경영 전략과 위계적 조직문화, IT라는 특수성에 의해서 노동의 사각지대, 법률 위반 문제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직장갑질119에서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3명 중 1명 꼴이었다.

2019년 6월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시행하면서 괴롭힘을 당하면 회사나 관계기관에 신고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신고했다고 답한 이는 2.8%에 그쳤다.

신고했더라도 70% 넘는 사람들이 괴롭힘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신고 후 불리한 처우를 겪은 이들도 68%나 됐다.

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여전히 ‘직장 내 갑질’ 근본적인 대책이 세워지지 않고 있는 상황 속 명확한 갑질 ‘기준’이 세워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은 “‘법을 만들어놨으니까 된 것 아니냐’고 할 게 아니라 완전히 문화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대응책 마련이 이뤄져야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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