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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데스크가 만났습니다]윤용필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 "오리지널 콘텐츠 대작 만들어 칸영화제 레드카펫 밟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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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필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미디어·콘텐츠 전문가다. 제일기획과 삼성영상사업단을 거쳐 KT그룹에 합류하기까지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을 두루 섭렵했다. 영화에 대한 이해도 남다르다.

윤 대표는 1월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로 공식 선임됐다. 스카이TV 대표도 겸임한다.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로 목표를 묻자, 윤 대표는 '나비넥타이'를 꺼냈다. 20여년 전 50주년을 맞이한 칸영화제 참석 당시 착용한 나비넥타이다.

윤 대표는 “삼성영상사업단 재직 당시 해외영화사업팀에서 왕가위 감독 영화 '해피투게더' 투자·배급을 결정해 1997년 칸영화제에 해피투게더 감독·배우와 참석할 수 있었다”며 “KT스튜디오지니 대표를 제안받고 우연히 당시 나비넥타이를 발견했고 칸영화제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KT스튜디오지니 오리지널 콘텐츠로 칸영화제에 다시 초청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KT 그리고 KT스튜디오지니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미디어·콘텐츠 생태계를 주도하는 1등 사업자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비장한 사명감을 품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윤 대표가 설정한 방향성은 명확했다.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KT 미디어·콘텐츠 경쟁력과 시너지를 강화하고 명확한 투자 회수 구조 확보를 통한 체질 개선으로 콘텐츠 대작을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을 목표로 K-콘텐츠 한류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표는 KT스튜디오지니를 구심점으로 KT그룹 유료방송 플랫폼 IPTV '올레 tv',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과 웹소설·웹툰 지식재산(IP) 전문 자회사 스토리위즈, PP 자회사 스카이TV, 지니뮤직·KTH는 물론이고 KT스카이라이프가 인수할 현대HCN과 현대미디어를 포함한 KT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을 구상하고 있다.

정통 웰메이드 드라마는 물론이고 글로벌 OTT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5~8부작 미드폼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장르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OTT 등 다양한 플랫폼 선택지를 고려, 기존 스카이TV 등에서 제작하지 않던 보다 과감하고 자유로운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윤 대표는 평소처럼 이날도 겸손함과 신중함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KT스튜디오지니의 미래 청사진에 대한 확신과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땐 열정과 에너지가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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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필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왼쪽)와 김원배 전자신문 통신방송과학부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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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김원배 통신방송과학부장

-KT스튜디오지니 대표로 선임된 소감은.

▲새로운 기회를 주셔 감사했고,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1997년 5월 칸영화제가 떠올랐다. 당시 영화 해피투게더 투자·배급을 맡았다. 5월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 해피투게더 영화음악이 울려퍼지며 레드카펫을 걸었던 장면이 생생하다. 콘텐츠 커리어 중 가장 인상적 장면이었다. 이후 25년간 아쉬웠다. KT스튜디오지니 대표 임명이 그간의 아쉬움을 해소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때 이루지 못한 글로벌 시장을 누비며 콘텐츠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꿈을 펼칠 계획이다. 가슴이 벅차다. KT스튜디오지니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콘텐츠 등 지식재산(IP)을 만들어 KT가 글로벌 미디어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대작 IP로 칸에 다시 가고 싶다.

-당초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나.

▲대부분 그렇다. 인력 충원도 계획대로 이뤄지고 많은 제안서가 접수되고 있다. 콘텐츠 제작을 위해 책임프로듀서(CP) 3명을 영입했다. 시나리오, 대본, 기획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제대로 영상화될 것인지, 예산이 어느 정도 소요될지, 캐스팅이 제대로 될지, 발생 가능한 문제는 없는지 등을 고민해 제작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김철연 공동대표를 비롯해 영입한 CP가 관련 경험이 풍부하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 CJ ENM, JTBC가 선택해도 모든 작품이 성공하는 게 아닌 것처럼 우여곡절은 있다.

-KT그룹 내 KT스튜디오지니 미션은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다. KT가 산발적으로 분산 운영했던 미디어·콘텐츠 분야 간 카테고리를 묶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다. 스토리위즈, 스카이TV, 지니뮤직, 시즌 등 KT 내부에서 기존에 각자 독립적으로 운영해온 미디어·콘텐츠 회사 간 시너지를 도출할 계획이다.

다른 하나는 안정적인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 확보다. 제작비가 많이 투입되는 오리지널 IP를 제작해 KT그룹 내 자체 공급은 물론, 글로벌 플랫폼에도 제공해 지속가능한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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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튜디오지니 본사를 강남에 마련했다.

▲콘텐츠의 힘은 연결에 있다. 연결을 잘하려면 최신 트렌드를 잘 읽어야 한다. 상암에도 많은 인프라가 있지만, 시장 전체 트렌드를 접하고 캐치하고 따라가기에는 인사이트가 적다.

'맹모삼천지교'라고 기업도 주변 환경에 따라 어떻게 성장하는지가 달라진다. 국내에서 가장 글로벌한 트렌드가 공존하는 공간이 강남이다. 디스플레이·상점·거리 풍경이 제각각이어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게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요 기획사와 제작사가 강남에 몰려있기도 한다.

-넷플릭스·디즈니 등 글로벌 강자와 겨룰 해법은.

▲한국적인 콘텐츠가 가장 글로벌한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킹덤'이 한국적인 소재와 테마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다. 과거 드라마 '대장금'도 비슷한 사례였다. tvN '사랑의 불시착'도 한국 상황에서만 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닌가. 헐리우드에서 잘 만드는 콘텐츠를 비슷하게 만들면 경쟁력이 없다. K-콘텐츠가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작을 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국가 공동 OTT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국내에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글로벌 OTT에 저렴하게 공급, 글로벌 사업자만 좋은 일을 시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일단 KT 등 통신 3사와 CJ ENM이 국내 시장에서는 각자 경쟁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힘을 합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스카이TV 등 PP와 시너지 계획은.

▲기존 스카이TV와 인수할 현대미디어가 있다. 현대미디어와 시너지 방안은 아직 명확히 정해지지는 않았다. 합치든 개별로 가든 양사 채널 포트폴리오는 조정해야 한다. 오리지널 드라마를 집중 유통하는 채널, 예능 중심 채널, 시니어 채널 등으로 리브랜딩할 계획이다. 두 회사 규모를 합쳐보면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 이상이다. JTBC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콘텐츠를 유통하고 양사 시너지를 창출할 방안을 고민하겠다.

-스카이TV가 제작한 예능 '강철부대'가 인기다.

▲기존 군대 예능과 다르다. 오디션·경쟁보다는 팀웍, 전우애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다. 당연히 경쟁하지만 상대편에 대한 배려가 있다. 프로그램이 이타적이라는 점이 인기 포인트라고 본다. 공동 제작사인 채널A와 스카이TV 채널 합쳐서 본방 시청률이 6~7% 나온다. 애청자 시청 소감 중 '강철부대를 보니 아들을 UDT에 보내야겠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강철부대를 기획·제작한 방식을 참고해 KT스튜디오지니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하려고 한다.

-어떤 방식을 반영할 계획인가.

▲예능의 경우에 통상적으로 PD·작가 등 특정 이너서클을 중심으로 '무엇이 재밌을까' 등을 논의하며 제작이 이뤄진다. 그동안 콘텐츠 다수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물론 크리에이터의 창작 방식으로, 영역으로 존재하고 존중한다. 차별화를 위해서는 기존 크리에이터가 하지 않을 작품을 해보자라는 도전과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10개 만들어 하나 성공하면 잘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패기가 필요하다. 강철부대도 그런 과정에서 기획·제작됐다.

특히 마케팅에서 많이 활용하는 리서치를 기획 과정에서 활용했다. 시청자가 원하는 콘셉트에 대해 사전에 청취, 제작할 때 참고하는 과정을 거쳤다.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시청자가 기획단계에 참여를 시키는 방식이다. 제조업에서 제품 개발 단계에서 많이 활용하듯 콘텐츠 소비자인 시청자 의견을 많이 들으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KT스튜디오지니도 이같은 방식을 제작단계에서 활용할 생각이다. 실제 시청자 사전 리서치가 강철부대 인기에 크게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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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필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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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개방 생태계 '위드 KT'는 잘되고 있나.

▲IP와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IP 영상화 과정에서 각각 공로를 인정해 지분을 배분하면 일에 책임감도 생기고 성취감도 각별하다. 다양한 기획사·제작사와 함께 하려고 한다. 특정 사업자만 한 팀이 되는 KT '원팀' 방식은 아닐 것이다. 말 그대로 열린 생태계를 지향해 많은 제작사와 크리에이터가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콘텐츠로 발생한 수익을 합리적으로 분배해 한국 미디어·콘텐츠 경쟁력이 강화되고 산업이 성장하는 데 기여할 생각이다.

-KT스튜디오지니의 중간지주 전환 계획은.

▲미정이지만 사실상 미디어·콘텐츠 컨트롤타워로서 실질적인 중간지주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 같다. 정관상 중간지주라고 정의되는 것은 아니고 사업적 가치를 높이는 데 있어서 중심축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역할을 할 계획이다. 미디어·콘텐츠 사업 관련 지니에서 빠른 의사결정 하겠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언제 공개되나.

▲신세계그룹 마인드마크·스튜디오329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크라임퍼즐'이 제작되고 있다. 윤계상·고아성 배우를 캐스팅했다. 10~11월 중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KT스튜디오지니 중장기 목표는.

▲중기 목표는 3년 내로 지상파 방송, 종편, CJ ENM과 견줄 수 있는 채널로 성장하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KT그룹 미디어·콘텐츠 관계사와 제휴·협력을 기반으로 IP를 축적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고 한다. 글로벌 OTT 콘텐츠 생산기지가 아닌 주도적인 글로벌 미디어·콘텐츠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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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필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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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필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는…

경기도 평택 출신이다. 평택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아이오와대에서 신문방송학 석사, 서강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MBA, 한국외대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 박사를 취득했다.

1993년 제일기획에 입사해 케이블TV 'Q채널' 사업권 취득과 론칭을 담당하며 미디어·콘텐츠 사업과 인연을 시작했다.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삼성영상사업단에서 영화사업·해외영화 세일즈를 담당했다. 이때 왕가위 감독 영화 '해피투게더' 투자를 결정, 50주년 칸영화제에 참석했다.

2001년 KT스카이라이프 설립 초기에 합류해 위성방송 론칭을, KT에서 IPTV 상용화 초기 채널 수급을 담당하는 등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등 모든 유료방송 플랫폼 업무를 경험한 전문가다.

2013년 상무로 승진해 KT스카이라이프 콘텐츠사업본부장을 역임했고 2016년에 전무로 승진해 2020년까지 콘텐츠융합사업본부장을 맡았다. 2018년부터 스카이TV 대표를 맡고 있다. 올해 1월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로 선임, 스카이TV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정리=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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