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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G7 정상회담

[사설] G7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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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국가 정상 간의 사실상 반중연대

한·미 공동성명 입장 더 분명히 해야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1일부터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사진은 지난해 11월22일 화상으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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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부터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한국은 원래 회원국이 아니지만 호주·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특별 초청을 받았다. 선진국 클럽인 G7에 초청받은 건 세계 10위의 경제 규모를 바탕으로 한 국제적 위상을 인정받은 것이다. 다만 높아진 위상에 걸맞은 책임도 막중하다는 점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G7은 연례행사이긴 하지만 특히 올해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 열리는 대면 정상회의다. 지난해 미국에서 열려던 G7 회의는 취소됐고, G20은 화상으로 진행됐다. 아직도 팬데믹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임에도 세계 정상들이 모인다는 것은 그럴 만한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미·중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민주주의 국가의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는 공동 전략을 모색한다는 점이다. 이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D10(민주주의 10개국) 외교 구상과 맞물려 있다. 바이든은 G7에 한국·호주·인도를 더한 D10 정상회의 구상을 취임 전부터 밝혀 왔다. 여기에 남아공이 합류한 게 이번 G7 회의 진용이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을 “안정적이고 개방된 국제질서에 심각하게 도전하는 나라”로 규정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민주주의 국가들의 연대를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G7 확대회의 제2 세션의 주제는 ‘열린 사회와 경제’로 정해졌다. 청와대는 “열린 사회의 핵심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유사 입장국 간의 공조를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이 G7 개막을 앞두고 반도체·배터리·희토류·제약 등 4대 분야의 공급망 구축 보고서를 발표한 것에서도 이번 회의의 논의 방향을 읽을 수 있다.

이번 G7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원칙과 입장을 밝혀야 할지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 속에 정답이 들어 있다. 당시 공동성명은 “한·미는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저해, 불안정 또는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한다”고 명기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이다. 이런 합의에 서명한 문 대통령의 진의를 놓고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번 G7 회의에서 다시 한번 명확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그런 의구심을 일축해야 한다.

바야흐로 국제질서가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이 시기에 자칫 판단을 그르치면 미래에 큰 화를 입을 수도 있다. 작금의 미·중 대립은 힘의 경쟁뿐 아니라 가치 경쟁의 양상을 띠고 있음을 간과하면 안 된다. 대한민국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어떤 위치에 설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문 대통령이 국제 외교무대에서 당당히 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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