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초안 철강 관세 철폐·항공사 보조금 지급 명시
EU 부집행위원장 "신뢰 구축하려면 분쟁 축소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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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시 벌어졌던 무역분쟁에 마침표를 찍는 일에 돌입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5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EU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가운데 양측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회담 성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그간 소원해졌던 동맹 복원을 통해 대중(對中)·대러시아 공동 견제에 나설 예정이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EU는 15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준비 중인 성명 초안에서 12월1일 이전까지 미국이 유럽에 부과한 철강 관세를 철폐하는 것을 명시하기로 했다.
또 7월11일 전까지 양국 간 항공기 제조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둘러싼 충돌을 정리하기로 했다.
미국과 EU 간 무역분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6월 당시 국가안보를 이유로 유럽과 아시아 등에 철강 관세 25%, 알루미늄 10%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EU도 미국산 버번위스키, 청바지, 오렌지 주스,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등에 있어 보복 관세 부과로 대응한 바 있다.
항공기 제조기업에 대한 양국 보조금 충돌은 2004년부터 진행된 것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역사상 가장 오랜기간 이어온 무역 갈등으로 지적된다.
구체적으로 유럽은 미국이 미 항공기 제조사 보잉에, 미국은 EU가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두고 시장 교란을 일으킨다는 이유를 들며 서로를 비난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이와 관련해 EU 제품 75억 달러(약 8조3500억원) 상당의 관세를 부과했고 EU 또한 이에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진행한 바 있다.
아울러 성명 초안에 따르면 양측은 중국의 경제, 정치, 군사적 도전에 대응하는 일에 있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을 확실히 밝힐 수 있도록 방해 없는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한편 로이터와 AFP통신은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부집행위원장(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회의에서 "EU와 미국 간 신뢰 구축 방안으로 양측 무역분쟁을 축소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FP는 이에 대해 "미-EU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러한 연설이 나온 배경에는 양측이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의 분쟁 관계에 있어 단절을 이루길 기대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돔브로우스키스는 "EU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철강 관세 분쟁 해결과 항공기 제조기업에 대한 보조금 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적 진전'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미국에 이미 이 문제를 공정하고 균형있게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제 미국이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EU는 이미 올해 5월 철강 관세 분쟁을 중단하기로 전격 합의한 상태다. 이에 EU는 6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등에 대한 '기존보다 관세 두 배' 확대안을 시행하기로 했다가 철회했다.
항공기 제조기업 보조금 문제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인 올해 3월 서로 간 부과 유예가 합의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벨기에를 찾아 14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15일 EU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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