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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지재권 포기 대체안 준비…개도국 "상황만 복잡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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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백신 지식재산권 포기를 지지하는 미국인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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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 포기안에 반발해 다른 안을 준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WSJ는 이 때문에 기존의 백신 포기협상이 지체되고 심지어는 다 함께 침몰해버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WSJ이 입수한 EU 안에 따르면 EU는 백신과 그 원료에 대한 수출 규제를 철폐하고, 제조 능력을 전 세계로 확대하며, 새 규정을 만들기보다는 국가들이 특허를 무효화할 수 있는 기존 규칙을 사용하도록 했다.

기존의 포기안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가 제출한 것으로 60개국 이상이 찬성하고 미국과 중국도 대체로 이를 지지하고 있다. 지재권 유예 논의를 주도하는 남아공·인도의 최신 안은 코로나19 감염과 확산을 막기 위해 약품과 진단기술 관련 특허의 3년간 유예를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EU는 특허를 포기하는 것이 생산량을 빨리 늘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제약사들의 백신 개발 동기를 저해할 것이라고 반대했다. EU의 제안은 주요 백신 제조사들이 내놓은 아이디어와 유사하다.

즉 생산 확대를 위한 각국의 보조금 지급을 허용하고 WTO가 수출 규제를 감시하는 것과 아울러 WTO의 기존 트립스(TRIPS·무역관련지적재산권합의)를 합리화하는 것이 더 빠른 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재권 포기를 지지하는 국가들은 트립스 규정이 너무 번거로워서 고친다 해도 효력이 없다고 본다. 또 트립스에는 제조에 필요한 영업 비밀 등 다른 유형의 지식재산권이 포함되지 않아 고친다 해도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유럽 국가들은 지재권 포기를 논의하느라 허비한 8개월 동안 새로운 생산 라인을 세울 수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개도국들은 자국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몇년간 지속될 수도 있어 지재권 포기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EU가 다른 제안을 내놓고 논의를 뒤섞어 버리면 상황은 더욱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U 관리들은 회원국들이 기존 포기안을 논의할 예정인 다음 주에 세계무역기구(WTO)에 이 제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WTO에 파견된 남아공 대표는 "지재권 포기 논의가 진전되어야 한다"면서 두 제안을 별도로 논의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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